1944년 월드 시리즈

1944년 월드 시리즈는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제41회 우승 결정전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맞붙었다. 이 시리즈는 두 팀이 모두 세인트루이스를 연고지로 하며 홈구장인 스포츠맨스 파크를 공유했기 때문에 '스트리트카 시리즈(Streetcar Series)' 혹은 '트롤리 시리즈'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한 도시의 두 팀이 결승에서 만난 것은 뉴욕 이외의 지역에서 열린 유일한 사례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의 영향 아래 있었으며, 많은 주전 선수들이 군에 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양 팀의 전력은 평소보다 약화된 상태였다.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는 구단 역사상 처음이자 세인트루이스 연고 시절의 유일한 아메리칸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 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카디널스는 당대 최고의 강팀 중 하나로 군림하며 3년 연속 월드 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둔 상태였기에 전력상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리즈 초반은 브라운스의 우세로 시작되었다. 1차전에서 브라운스는 조지 맥퀸의 2점 홈런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차전에서는 카디널스가 연장 11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균형을 맞췄으나, 3차전에서 브라운스의 투수 잭 크레이머가 1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완투승을 거두어 다시 브라운스가 앞서 나갔다. 이 시점까지 브라운스는 창단 첫 월드 시리즈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그러나 4차전부터 카디널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카디널스는 4차전에서 5-1로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5차전에서 모트 쿠퍼의 완봉승과 레이 샌더스의 홈런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6차전에서도 카디널스의 투수 맥스 라니어가 브라운스의 타선을 봉쇄하며 3-1로 승리했고, 최종 합계 4승 2패로 카디널스가 통산 5번째 월드 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시리즈는 전력 공백이 컸던 전쟁 시기의 야구를 상징하는 사건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또한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가 세인트루이스를 연고로 치른 유일한 월드 시리즈라는 점에서도 역사적 가치가 높다. 이후 브라운스는 1953년 시즌을 끝으로 볼티모어로 연고지를 이전하며 오리올스로 재탄생했고, 스포츠맨스 파크는 카디널스의 전용 구장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