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1년은 18세기의 스물두 번째 해이자 평년이다. 세계사적으로는 유럽에서 제국주의적 팽창과 정치적 격변이 일어났던 시기이며, 동아시아의 조선에서는 치열한 당쟁으로 인한 대규모 정치적 숙청이 시작된 해이다. 특히 러시아가 제국으로 선포되며 동유럽의 패권이 이동했고, 영국에서는 현대적 의미의 내각 책임제 기틀이 마련되는 등 역사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이 다수 발생했다.
조선 역사에서 1721년은 경종 1년에 해당하며, 신임사화(신임옥사)가 시작된 해로 기록된다. 당시 집권 세력이었던 노론은 병약한 경종의 후사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워 이복동생인 연잉군(훗날의 영조)을 왕세제로 책봉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노론은 왕세제의 대리청정까지 요구했으나, 이는 왕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되어 소론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결과적으로 소론이 정국을 주도하게 되면서 대리청정 요구에 앞장섰던 노론 사대신을 비롯한 수많은 노론계 인사들이 유배되거나 사사되는 정치적 참극의 발단이 되었다.
유럽에서는 대북방 전쟁이 공식적으로 종식된 해이다. 9월 10일, 러시아와 스웨덴 사이에서 뉘스타드 조약이 체결되면서 20여 년간 이어진 전쟁이 막을 내렸다. 이 조약을 통해 스웨덴은 발트해 주변의 막대한 영토를 잃고 강대국의 지위를 상실한 반면, 승전국인 러시아는 에스토니아, 리보니아 등을 획득하며 발트해의 새로운 패권국으로 부상했다. 이를 기념하여 표트르 1세는 같은 해 11월 전 러시아의 황제라는 칭호를 공식적으로 채택하며 러시아 제국의 출범을 선언했다.
영국 정치사에서도 1721년은 중요한 전환점이다. 전년도에 발생한 남해회사 거품 사태로 인해 영국 경제가 붕괴 직전에 몰리고 정치권이 큰 혼란에 빠졌을 때, 로버트 월폴이 사태 수습의 적임자로 나섰다. 4월에 월폴은 제1대조르와 재무장관의 자리에 올랐으며, 역사학자들은 이때를 영국 최초의 총리가 탄생한 시점으로 본다. 이는 영국 의회 민주주의와 내각 책임제가 실질적으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문화 및 과학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족적이 남겨졌다. 음악사에서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자신의 대표적인 관현악 작품인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완성하여 브란덴부르크슈베트의 크리스티안 루트비히 변경백에게 헌정했다. 또한 의학사적으로는 북미 보스턴 지역에서 대규모 천연두가 유행했을 때, 코튼 매더와 의사 자브디엘 보일스턴이 아프리카 출신 노예의 증언을 바탕으로 천연두 예방접종인 인두법을 대규모로 실시하며 근대 면역학의 초기 발전에 기여한 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