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6년은 그레고리력으로 수요일에 시작하는 윤년이며, 육십간지로는 병신(丙申)년이다. 이 시기는 세계적으로 전근대 사회의 질서가 유지되는 가운데 근대로의 이행을 위한 정치, 사회적 변화가 곳곳에서 나타나던 시기였다. 동양에서는 청나라와 조선의 왕권이 공고해지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정치 갈등과 학문적 성취가 두드러졌으며, 유럽에서는 절대왕정 간의 세력 균형을 위한 전쟁과 과학적 지성의 발전이 병행되었다.
조선에서는 숙종 42년에 해당하며, 서인 세력 내부의 노론과 소론 사이의 대립이 극심했던 시기이다. 특히 이 해에는 '병신처분(丙申處分)'이라 불리는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 일어났다. 숙종은 노론의 영수 이이명이 올린 상소를 계기로 소론 세력을 배척하고 노론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이로 인해 서인 분열 이후 노론이 정국을 주도하는 기반이 강력하게 마련되었다. 이는 향후 경종과 영조의 즉위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당쟁의 서막이 되었으며 조선 후기 정치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청나라에서는 강희제 55년으로, 청 제국의 전성기인 강건성세(康乾盛世)의 기틀이 확고히 다져지던 시기이다. 1716년에는 한자 사전의 기념비적 저작인 《강희자전(康熙字典)》이 완성되었다. 강희제의 명에 따라 편찬된 이 자전은 총 4만 7천여 자의 한자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수록하였으며, 이후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의 표준적인 자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청나라의 학술적 역량을 과시하는 동시에 한족 지식인들을 포섭하고 문화를 통제하는 통치 수단으로도 활용되었다.
유럽의 지성사 측면에서는 위대한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가 11월 14일 하노버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그는 아이작 뉴턴과 독립적으로 미적분학을 창시하였으며, 보편적인 기호 논리학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다. 그의 죽음은 근대 철학과 과학의 발전에 막대한 유산을 남긴 한 시대의 종언을 의미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의회의 임기를 기존 3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7년 의회법(Septennial Act)'이 통과되어 하노버 왕가의 통치 안정성과 의회 정치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군사적으로는 유럽과 오스만 제국 사이의 충돌이 지속되었다. 8월 5일, 사보이 공 유진이 이끄는 합스부르크 군대가 페트로바라딘 전투에서 오스만 제국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었다. 이 승리는 오스트리아가 발칸 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오스만 제국의 서진을 저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한 북유럽에서는 대북방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네킬렌 해전에서 덴마크-노르웨이 연합군이 스웨덴 함대를 격파하며 발칸과 발트해 인근의 세력 판도에 변화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