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4년은 17세기 후반에 해당하는 시기로, 전 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사적 전환점이 되는 주요 사건들이 일어난 해다. 조선에서는 숙종 10년에 해당하며, 동아시아에서는 청나라가 해상 무역을 개방하는 등 중대한 정책 변화가 있었다. 유럽에서는 오스만 제국에 대항하는 연합이 결성되었고, 과학사에서는 미적분학의 첫 공식 발표가 이루어졌다.
조선의 1684년은 치열한 붕당 정치 구도가 이어지던 시기였다. 1680년 경신환국으로 남인이 실각하고 서인이 권력을 장악한 이후, 서인 내부의 권력 투쟁이 심화되고 있었다. 특히 전년도인 1683년에 송시열의 처벌 문제를 두고 송시열을 지지하는 노론과 윤증을 중심으로 한 소론의 대립이 표면화되었으며, 1684년에는 이러한 서인 내부의 분열과 정치적 갈등이 조정의 주요 현안으로 작용했다. 사회 경제적으로는 대동법의 전국적 확대 시행과 함께 상공업이 점진적으로 발달하는 양상을 보였다.
동아시아 역사에서 1684년은 청나라 강희제 치세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청나라는 1683년 대만의 정씨 왕국(동녕국)을 복속시킴으로써 반청복명 세력을 완전히 진압하고 대륙 통일을 완수했다. 이에 따라 1684년 청 조정은 대만을 공식적으로 제국 영토로 편입하여 복건성 관할 아래 대만부를 설치했다. 또한 명나라 때부터 오랫동안 유지해 오던 해금령(海禁令)을 공식적으로 해제하고, 광저우, 장저우, 닝보, 윈타이산 등 네 곳에 해관(海關)을 설치하여 서양 및 주변국과의 해상 무역을 허용함으로써 동아시아 해상 교역망이 크게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웃한 일본의 에도 막부에서는 제5대 쇼군 도쿠가와 쓰나요시가 통치하던 시기로, 내부적인 정치 체제 변화가 일어났다. 1684년에는 막부의 최고 실권자인 다이로(大老) 홋타 마사토시가 에도성 내에서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쇼군 쓰나요시는 다이로의 직무 공간을 쇼군의 거처와 분리하여 권력을 약화시키고, 측근 중심의 정치를 통해 전제적인 권력을 확립해 나갔다. 또한 이 해에 일본은 천문학자 시부카와 하루미가 제작한 조쿄력(貞享曆)을 공식 역법으로 채택하여, 중국의 역법에서 벗어나 일본 독자적인 역법 체계를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오스만 제국의 팽창에 맞서 기독교 국가들의 군사적 연합이 결성되었다. 1683년 제2차 빈 공방전에서 오스만 제국이 패배한 이후, 1684년 교황 인노첸시오 11세의 주도하에 신성 로마 제국,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 베네치아 공화국이 참여하는 '신성 동맹(Holy League)'이 체결되었다. 이 동맹은 대튀르크 전쟁을 수행하며 유럽 내 오스만 제국의 세력을 몰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유럽에서는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에스파냐, 신성 로마 제국과 레겐스부르크 휴전 조약을 맺고 재결합 전쟁을 마무리 지으며 영토를 확장했다.
1684년은 과학 및 수학사에서도 중요한 학문적 성과가 발표된 해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는 학술지 《학술기요(Acta Eruditorum)》에 미적분학에 관한 자신의 첫 논문인 '극대와 극소에 관한 새로운 방법'을 발표했다. 이는 아이작 뉴턴과는 독립적으로 연구된 미적분학의 체계가 세상에 공식적으로 처음 출판된 사건으로, 이후 현대 수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천문학 분야에서는 이탈리아 출신의 프랑스 천문학자 조반니 도메니코 카시니가 토성의 위성인 테티스(Tethys)와 디오네(Dione)를 발견하여 태양계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한층 넓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