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8

1468년은 15세기 중반의 전형적인 전환기적 특징을 보여주는 해였다.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왕권의 교체와 정치적 격변이 일어났으며, 이는 각 지역의 향후 역사 전개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조선에서는 세조의 치세가 끝나고 예종이 즉위했으며, 서구권과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권력의 중심 이동이 관찰되었다.

조선 왕조에서는 제7대 국왕 세조가 승하하고 제8대 국왕 예종이 왕위에 올랐다. 세조는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의정부 서사제를 폐지하고 육조 직계제를 부활시키는 등 국가의 기틀을 다졌으나, 만년에 병세가 깊어져 세자에게 전위한 직후 숨을 거두었다. 예종의 즉위는 훈구 세력의 권력이 공고해진 상황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는 조선 초기 정치사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같은 해 조선에서는 '남이의 옥' 사건이 발생했다. 세조의 총애를 받으며 여진족 정벌 등에서 무공을 세웠던 젊은 장군 남이가 유자광의 고변으로 인해 역모 혐의를 받고 처형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예종 초기의 불안정한 정국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공신 세력 내의 권력 투쟁과 신구 세력의 갈등이 표면화된 결과였다. 남이의 처형은 신진 무장 세력의 위축을 가져왔으며, 훈구파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루이 11세와 부르고뉴 공국의 용담공 샤를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루이 11세는 부르고뉴의 페론에서 샤를과 만나 협상을 벌였으나, 오히려 구금에 가까운 처지에 놓이며 굴욕적인 페론 조약을 체결해야 했다. 하지만 루이 11세는 이를 외교적으로 극복하며 중앙집권적 근대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다져나갔다. 또한, 이 시기 유럽은 금속 활자 인쇄술의 보급으로 인해 지식의 확산이 가속화되는 사회적 변화의 초기 단계에 있었다.

아메리카 대륙의 아즈텍 제국에서는 위대한 정복자로 불리는 몬테수마 1세가 사망하고 그의 손자인 악사야카틀이 제6대 황제로 즉위했다. 악사야카틀의 즉위는 아즈텍 제국이 중앙아메리카에서 최대 영토를 확보하며 전성기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한편, 서아프리카에서는 송가이 제국의 소니 알리가 서아프리카의 무역 중심지인 톰북투를 정복하며 제국의 팽창을 주도했다. 이처럼 1468년은 전 세계적으로 기존 권위가 가고 새로운 통치 체제가 등장하는 역동적인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