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호급 순양전함은 구 일본 제국 해군이 추진했던 '8-8 함대 계획'의 정점이자 최종 단계로 구상된 초거대 전함이다. 공식적인 함명이나 급의 명칭이 확정되기 전인 1922년,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의 체결로 인해 계획이 전면 백지화되었기에 설계 번호인 13호부터 16호까지를 따서 통상 13호급으로 부른다. 이 군함은 당시 일본 해군이 보유하고자 했던 전함과 순양전함 각 8척씩의 전력 중 가장 마지막으로 배치될 예정이었던 궁극의 함선이었다.
설계상 13호급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인 화력에 있다. 주포로 46cm(18.1인치) 45구경장 2연장포 탑 4기를 탑재하여 총 8문의 화력을 확보할 계획이었는데, 이는 훗날 야마토급 전함이 등장하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함포 설계였다. 기준 배수량은 약 47,500톤이며, 만재 배수량은 5만 톤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또한 순양전함이라는 분류에 걸맞게 30노트(시속 약 56km) 이상의 고속 항행 성능을 목표로 설계되어, 강력한 공격력과 기동성을 동시에 갖춘 고속 전함의 초기 형태를 지향했다.
역사적 맥락에서 13호급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영국, 일본 사이에서 벌어진 치열한 해군 군비 경쟁의 산물이다. 일본은 미국의 대규모 함대 건설 계획인 '다니엘스 플랜'에 대응하기 위해 8-8 함대 계획을 수립했으며, 13호급은 이전 단계인 기이급 전함보다도 거대한 주포를 채택함으로써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러한 무제한적인 군비 경쟁은 각국의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었고, 결국 국제적인 합의를 통한 군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1922년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이 발효됨에 따라 일본은 건조 중이거나 계획 중인 주력함의 상당수를 폐기해야 했다. 13호급 역시 실제 발주나 기공이 이루어지기 직전에 계획이 취소되면서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비운의 전함이 되었다. 그러나 13호급의 설계를 위해 연구되었던 46cm 주포 기술과 거대 함체의 구조 설계 경험은 일본 해군의 함정 건조 기술력 축적에 기여했으며, 이는 훗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야마토급 전함을 건조하는 데 중요한 기술적 밑거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