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8년은 13세기 후반의 윤년으로, 율리우스력 기준으로 일요일에 시작된 해이다. 이 시기는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서 대제국 몽골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동시에 중동과 유럽의 기존 질서가 재편되던 격동의 시기였다. 동아시아의 고려와 남송, 중동의 맘루크 왕조, 그리고 유럽의 신성 로마 제국과 교황청 등 주요 세력권에서 역사적 전환점이 되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였다.
동아시아에서는 원나라의 쿠빌라이 칸이 남송을 정복하기 위해 대규모 공세를 펼치던 시기였다. 특히 1268년은 남송의 전략적 요충지인 양양을 함락시키기 위한 '양양 공성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이다. 고려에서는 무신정권의 최고 권력자였던 김준이 측근인 임연에 의해 암살당하며 권력 구조에 변동이 일어났다. 이는 고려 조정이 몽골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개경 환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내부 진통의 결과였으며, 이후 삼별초의 항쟁으로 이어지는 혼란의 전초전이 되었다.
중동 지역에서는 맘루크 왕조의 술탄 바이바르스가 기독교 십자군 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었다. 1268년 5월, 바이바르스는 십자군 국가 중 하나인 안티오크 공국을 점령하고 도시를 파괴하였다. 170년 넘게 유지되던 안티오크 공국의 멸망은 성지 내 기독교 세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으며, 이는 십자군 시대가 종말로 치닫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포로가 발생하고 지중해 연안의 정치 지형이 이슬람 세력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었다.
유럽에서는 호엔슈타우펜 왕조의 마지막 후계자인 콘라딘이 이탈리아 남부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으나, 타글리아코초 전투에서 샤를 다르주에게 패배하였다. 패배 후 체포된 콘라딘은 같은 해 10월 나폴리에서 공개 처형되었으며, 이로써 신성 로마 제국의 호엔슈타우펜 가문은 단절되었다. 또한 11월에는 교황 클레멘스 4세가 선종하였는데, 이후 추기경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약 3년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지 못하는 역사상 최장의 교황 공석 기간이 시작되었다.
자연재해 측면에서도 기록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소아시아 지역의 킬리키아 아르메니아 왕국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여 약 6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진은 중세 지진 기록 중 가장 피해가 컸던 사건 중 하나로 꼽히며, 킬리키아 지역의 도시와 요새들을 파괴하여 왕국의 방어력을 약화시켰다. 이처럼 1268년은 전쟁과 정치적 암살, 왕조의 몰락, 그리고 대규모 자연재해가 겹치며 전 세계적으로 중세사의 한 장을 마감하고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던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