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8

1068년은 11세기의 평년이며, 율리우스력으로는 화요일에 시작하는 해다. 이 시기는 서유럽의 봉건제 공고화, 동로마 제국과 셀주크 튀르크의 갈등, 동아시아의 정치적 변혁이 교차하던 시점이었다. 중세사의 흐름 속에서 1068년은 각 지역의 권력 구조가 재편되는 중요한 사건들을 포함하고 있다.

동로마 제국에서는 로마노스 4세 디오게네스가 황제로 즉위하여 제국의 혼란을 수습하려 노력했다. 그는 셀주크 튀르크의 침공에 맞서 소아시아 지역의 방어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훗날 만지케르트 전투로 이어지는 전초전 성격을 띠었으며, 이 시기 동로마는 군사적 역량을 집중하여 이슬람 세력의 확장을 저지하고자 했다.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의 고산조 천황이 즉위하며 헤이안 시대의 권력 구도에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외척 세력인 후지와라씨의 섭정 정치를 견제하고 천황 친정을 강화하려 노력했으며, 이는 이후 '인세이(원정)' 체제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같은 시기 송나라에서는 신종이 즉위 초반의 혼란을 딛고 왕안석을 등용하여 부국강병을 목적으로 한 신법을 본격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하며 대대적인 사회 개혁의 서막을 열었다.

서유럽에서는 노르만 정복 이후 잉글랜드를 통치하던 윌리엄 1세가 반란 진압에 힘을 쏟았다. 특히 엑서터 포위전을 통해 남서부 지역의 저항을 제압하고 지배권을 확고히 했다.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노르만족 지도자인 로베르 기스카르가 비잔티움 제국의 마지막 거점인 바리를 포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탈리아 반도 내 동로마 제국 영향력의 종말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남아시아의 베트남 리 왕조에서는 리성종이 참파 왕국과의 전쟁을 준비하며 남방 확장을 꾀했다.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에서는 셀주크 튀르크가 세력을 확장하며 이슬람 세계의 실질적인 패권자로 군림하였다. 1068년은 이처럼 대륙 곳곳에서 기존 질서가 재편되고 새로운 세력이 부상하거나 내부 개혁을 시도하던 역동적인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