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형 유보트(Type X U-boat)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해군(Kriegsmarine)이 운용했던 잠수함 함급으로, 주로 원거리 기뢰 부설을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초기 설계안인 XA형은 실제 건조에 이르지 못했으나, 이를 개량한 XB형은 실전에 투입되어 대전기 독일이 운용했던 유보트 중 가장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이 함급은 적의 주요 항구 근처나 해상 교통로에 기뢰를 매설하여 연합군의 함선 활동을 저지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선체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기뢰를 저장하고 투하하기 위한 특수 장치에 있다. 10형 유보트의 선체 중앙에는 6개의 수직 기뢰 저장관이 있었으며, 양 측면 구획에는 각각 12개씩 총 24개의 저장관이 추가로 배치되었다. 이를 통해 총 66발의 SMA 기뢰를 적재할 수 있었는데, 이는 당시 다른 유보트들과 비교할 때 압도적인 적재량이었다. 반면, 거대한 기뢰 저장 공간으로 인해 함수 어뢰 발사관은 설치되지 않았으며, 함미에만 2문의 어뢰 발사관을 갖추어 제한적인 자가 방어 능력을 보유했다.
운용 측면에서 10형 유보트는 매우 긴 항속 거리를 보유했다는 장점이 있었다. 약 2,700톤에 달하는 만재 배수량과 넓은 내부 공간 덕분에 막대한 연료를 실을 수 있었으며, 이는 대서양을 넘어 원거리 작전을 수행하기에 적합했다. 전쟁 초기에는 본래 목적대로 기뢰 부설 임무에 투입되었으나, 전쟁 중반 이후에는 그 거대한 적재 용량을 활용하여 다른 유보트에 연료와 식량을 공급하는 보급함이나 전략 물자를 운송하는 수송함으로 용도가 변경되기도 했다.
총 8척이 건조된 10형 유보트 중 가장 유명한 함정은 U-234호이다. 대전 말기, U-234호는 독일의 항복이 임박하자 우라늄 산화물, Me 262 제트 전투기 도면, 가이드 미사일 부품 등 핵심 군사 기밀과 기술진을 일본으로 운송하라는 특수 임무를 받고 출항했다. 그러나 항해 도중 독일의 무조건 항복 소식을 접하고 미 해군에 투항했다. 이 사건은 10형 유보트가 단순한 기뢰 부설함을 넘어 전쟁 말기 독일의 마지막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