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골드핑거》(영어: 007 Goldfinger)는 1964년에 개봉한 영국의 첩보 영화로,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 중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세 번째 영화이다. 가이 해밀턴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숀 코너리가 전작들에 이어 주인공 제임스 본드 역을 연기했다. 이 작품은 제임스 본드 영화 시리즈가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전형적인 틀과 클리셰를 확립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영화의 주요 줄거리는 영국 MI6 소속 요원 제임스 본드가 금 밀수업자이자 억만장자인 오릭 골드핑거의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고 이를 저지하는 과정을 다룬다. 골드핑거는 미국 포트녹스 금괴 보관소에 신경가스를 살포하고 방사능 폭탄을 터뜨려 미국의 금을 오염시키려는 이른바 '그랜드 슬램 작전'을 계획한다. 이는 전 세계 금값을 폭등시켜 자신이 보유한 금의 가치를 높이고 서방 세계의 경제를 붕괴시키려는 속셈이었다. 본드는 골드핑거의 전속 조종사인 푸시 갤로어를 설득하고 일당의 계획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한다.
이 작품은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지는 007 시리즈의 뼈대가 되는 이른바 '본드 공식'을 완성한 영화로 유명하다. 영화 본편의 주요 스토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액션 위주의 오프닝 시퀀스, 화려한 타이틀 화면과 셜리 배시가 부른 강렬한 주제가, Q 부서에서 제공하는 기상천외한 특수 장비들이 이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정립되었다. 특히 기관총, 연막탄, 사출 좌석 등이 장착된 특수 차량인 '애스턴 마틴 DB5'가 본드카로 최초 등장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는 007 시리즈를 상징하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개성 넘치는 악당과 조연 캐릭터들 역시 영화의 대중적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강철 챙이 달린 중절모를 무기로 사용하는 한국계 암살자 오드잡, 온몸에 금가루가 칠해진 채 피부 호흡을 하지 못해 질식사한 질 마스터슨의 시신 장면 등은 영화사에 남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되었다. 또한, 결박된 본드를 레이저로 반 토막 내려는 고문 장면은 기존의 원작 소설에 등장했던 회전톱을 최신 기술인 레이저로 대체한 것으로, 영화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큰 호평을 받았다.
제작 과정에서 전작인 《007 위기일발》보다 훨씬 늘어난 예산이 투입되었으며, 프로덕션 디자이너 켄 애덤이 디자인한 포트녹스 내부 세트장 등은 화려한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했다. 가이 해밀턴 감독은 전작들의 진지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특유의 유머 감각과 속도감 있는 액션을 배합하여 오락 영화로서의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007 골드핑거》는 제작비의 수십 배에 달하는 막대한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제임스 본드를 전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만들었고, 시리즈 최초로 아카데미상(음향효과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오늘날까지도 첩보 액션 장르의 고전이자 007 시리즈 최고의 수작 중 하나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