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력기원(그레고리력 및 율리우스력) 체계에서 공식적으로 0년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원전(BC) 1년이 지나면 바로 기원후(AD) 1년이 시작된다. 이는 현재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서력기원을 6세기에 처음 고안한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우스가 0이라는 숫자의 개념을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에서는 로마 숫자가 주로 사용되었는데, 로마 숫자에는 0에 해당하는 기호가 없었다. 따라서 역사학에서는 기원전과 기원후 사이의 시간적 공백 없이 연도를 표기하며, 이는 세기를 계산할 때 첫 번째 세기가 1년부터 100년까지가 되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천문학이나 국제 표준화 기구(ISO)의 날짜 및 시각 표기법(ISO 8601)에서는 계산의 편의와 정확성을 위해 0년을 사용한다. 천문학 연호(Astronomical year numbering)에서는 기원전 1년을 0년으로 정의하며, 기원전 2년은 -1년, 기원전 3년은 -2년으로 표기한다. 이러한 방식은 시간의 흐름을 수직선상의 정수 좌표로 나타낼 수 있게 하여, 과거와 현재 사이의 기간을 계산할 때 0년의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수학적 오류를 방지해 준다.
0년의 존재 유무는 숫자를 인식하는 방식인 서수와 기수의 차이에서도 기인한다. 서력기원은 '첫 번째 해', '두 번째 해'와 같이 순서를 세는 서수 개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0번째 해'라는 개념이 성립하기 어렵다. 반면 사람의 나이나 흐른 시간을 측정할 때는 0부터 시작하여 만 1년이 될 때 1이라고 부르는 기수 개념을 사용한다. 이로 인해 달력상의 연도와 실제 경과 시간 사이에는 개념적인 불일치가 발생하며, 2000년이나 2001년을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작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쟁 또한 이 0년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다른 문화권의 달력 체계, 예를 들어 불기(불멸기원)에서는 국가에 따라 계산법에 차이가 있지만 0년의 개념과 유사한 방식을 적용하기도 한다. 태국과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부처가 입멸한 해를 0년으로 간주하고 만 1년이 지난 시점부터 1년으로 계산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기원 원년(Current Era) 방식과 지난 햇수(Elapsed Years) 방식의 차이로, 서력기원이 즉시 1년으로 시작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시간 계산법이다.
사회정치적 맥락에서 '0년(Year Zero)'은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주 정권과 관련된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1975년 캄보디아를 장악한 폴 포트 정권은 기존의 모든 역사, 문화, 전통을 부정하고 사회를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겠다는 의미로 '0년'을 선포했다. 이는 도시 문명을 파괴하고 지식인을 학살하며 농업 중심의 원시 공산 사회로 회귀하려 했던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사회 개조 실험을 상징하는 역사적 용어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