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광시곡(Hungarian Rhapsodies, Rapsodies hongroises)은 19세기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가 작곡한 피아노 독주곡 연작이다. 리스트는 자신의 조국인 헝가리에 대한 애국심과 민족적 색채를 담아내기 위해 이 곡들을 집필했다. 총 19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846년부터 1853년 사이에 15곡이 먼저 출판되었고, 이후 1882년과 1885년에 나머지 4곡이 추가되었다. 이 작품들은 리스트의 화려한 피아노 기교가 집약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곡들의 가장 큰 특징은 헝가리의 민속 무곡인 차르다시(Csárdás) 형식을 차용했다는 점이다. 대개 느리고 비장한 도입부인 ‘라샨(Lassan)’과 빠르고 열정적인 후반부인 ‘프리스카(Friska)’의 2부 구성을 취한다. 리스트는 집시 음악 특유의 선율과 리듬, 그리고 즉흥적인 요소를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극대화했다. 특히 화려한 카덴차와 복잡한 장식음, 고도의 도약 등은 당시 연주자들에게 극한의 기량을 요구하는 혁신적인 시도였다.
리스트는 이 작품들을 창작하면서 헝가리 민요를 바탕으로 했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당대 유행하던 집시 악단들의 연주곡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이 때문에 훗날 벨라 바르토크나 졸탄 코다이 같은 음악가들로부터 순수한 헝가리 농민 음악이 아닌 ‘집시 음악’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리스트가 추구한 것은 고증적인 민속 음악보다는 헝가리라는 국가가 지닌 정서와 분위기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민족주의 음악의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19곡의 연작 중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은 제2번 올림다단조이다. 이 곡은 압도적인 화려함과 극적인 전개로 인해 독주회뿐만 아니라 만화 영화나 광고 등 다양한 매체에서 자주 사용된다. 제6번, 제9번 '페스트의 사육제', 제12번 등도 자주 연주되는 주요 작품들이다. 또한 리스트는 프란츠 도플러와 협력하거나 스스로 편곡하여 이 중 6곡을 관현악 판으로 제작했는데, 이는 오늘날 교향악단의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헝가리 광시곡은 피아노 문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후대 작곡가들이 민속적인 소재를 클래식 음악에 결합하는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리스트는 이 연작을 통해 피아노를 단순히 연주용 악기가 아닌 오케스트라와 같은 풍부한 음색을 낼 수 있는 도구로 격상시켰다. 각 곡은 헝가리 역사의 서사적인 측면이나 풍경을 묘사하는 듯한 회화적 이미지를 전달하며, 낭만주의 음악이 지향하던 주관적 표현과 민족적 정체성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