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주(韓愛珠, 1947~2021)는 대한민국의 한국 무용가이자 교수이며,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의 예능보유자였다. 그녀는 한국 전통춤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동시에 춤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민주화의 열망을 표현한 실천적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한영숙류 승무의 맥을 잇는 독보적인 춤꾼으로서, 한국 무용의 예술적 경지를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무용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으며, 근대 한국 무용의 거목인 한성준의 손녀 한영숙에게 사사하였다. 이를 통해 절제미와 깊은 내면의 세계를 담아내는 전통춤의 정수를 전수받았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녀는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학자로서 한국 무용의 체계화에 힘썼다.
한애주의 예술 세계는 무대 위를 넘어 시대의 현장으로 확장되었다. 특히 1987년 6월 항쟁 당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노제에서 선보인 '진혼무'는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녀는 춤이 단순히 관람의 대상이 아니라 민중의 고통을 달래고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러한 행보는 그녀에게 '민주 무용가'라는 수식어를 안겨주었다.
학술적 측면에서도 그녀는 큰 족적을 남겼다.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였고, 고구려 고분 벽화에 나타난 춤 동작을 연구하거나 우리 민족의 고유한 몸짓인 '태극춤' 등을 정립하는 데 매진하였다. 그녀의 연구는 한국 무용의 역사적 뿌리를 찾고 그 철학적 토대를 공고히 하는 데 목적이 있었으며, 이는 한국 전통 무용이 현대 사회에서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2021년 별세하기 전까지 한애주는 전통의 보존과 창조적 계승이라는 과업을 성실히 수행하였다. 그녀가 남긴 춤사위와 학문적 성과는 한국 무용계의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받으며, 예술이 지녀야 할 사회적 책임과 미학적 완성도를 동시에 보여준 모범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현재까지도 그녀의 예술 정신을 기리는 보존회와 제자들을 통해 그 맥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