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미쳤다!'는 LG전자 프랑스 법인장을 지낸 에리크 쉬르데(Éric Surdej)가 쓴 회고록이자 비평서이다. 이 책은 2014년 프랑스에서 'Ils sont fous ces Coréens!'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으며, 외국인 전문 경영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 기업 문화의 특징과 그 이면에 숨겨진 가혹한 노동 환경을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10년 동안 한국 기업의 핵심 부서에서 근무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원동력과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개인의 삶을 조명한다.
책의 주요 내용은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경직된 수직적 위계질서에 집중되어 있다. 쉬르데는 한국 기업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상사의 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하는 군대식 조직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주말과 밤낮을 가리지 않는 과도한 업무 시간,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분위기, 그리고 실적에 대한 극심한 압박 등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문화가 단기간에 놀라운 성과를 내는 동력이 되었으나, 동시에 구성원들을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자기 착취 속으로 몰아넣는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보여주는 조직에 대한 헌신과 충성심을 '광기'에 가까운 것으로 묘사한다. 책 제목인 '한국인은 미쳤다!'는 바로 이러한 현상을 반어적이면서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서구적인 합리주의와 개인주의에 익숙한 저자에게 한국 기업의 집단주의와 무조건적인 희생은 이해하기 힘든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구축한 시스템이 효율적일지는 몰라도, 인간적인 삶의 관점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는 견해를 밝힌다.
이 책은 출간 당시 한국 사회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내부자의 시선으로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기업 문화가 외부인의 눈에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지를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강의 기적'이라는 화려한 성취 뒤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고통과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했다. 많은 한국인 독자들은 책의 내용에 공감하며, 한국 사회의 성과 지배주의적 성격이 개인의 행복을 어떻게 잠식하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계기를 가졌다.
결과적으로 '한국인은 미쳤다!'는 단순한 기업 경영 비판서를 넘어 현대 한국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한 사회학적 기록의 성격을 띤다. 저자는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인들이 가진 역동성과 열정을 높게 평가하며,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한국의 노동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일과 삶의 균형의 중요성을 환기시킨 중요한 저작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