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토게노이(Protogenoi)는 그리스 신화에서 우주의 탄생과 함께 가장 먼저 등장한 태초의 신들을 일컫는다. '최초로 태어난 자들'이라는 의미를 지니며, 이들은 인격화된 신이라기보다 우주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요소나 원초적인 힘 그 자체로 해석된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를 비롯한 고대 문헌들에 따르면, 이들은 혼돈의 상태에서 스스로 출현하거나 상호 결합을 통해 세상을 형성하는 기틀이 되었다.
우주의 시작인 카오스(Chaos)는 공허 또는 거대한 틈을 상징하며, 그 뒤를 이어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 심연의 타르타로스(Tartarus), 그리고 모든 만물을 결합하고 번식하게 하는 힘인 에로스(Eros)가 등장했다. 가이아는 만물의 어머니로서 산맥인 오우레아(Ourea)와 바다인 폰토스(Pontus), 그리고 하늘인 우라노스(Uranus)를 스스로 낳아 세상의 물리적인 외형을 갖추었다. 이들은 후대의 신들과 달리 거대한 자연물 그 자체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카오스로부터 파생된 에레보스(Erebus, 어둠)와 닉스(Nyx, 밤)는 서로 결합하여 낮의 여신 헤메라(Hemera)와 빛의 신 아이테르(Aether)를 낳았다. 이는 우주에 어둠과 빛, 밤과 낮이라는 시간적, 공간적 질서가 확립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들 태초의 신들은 명확한 형상을 갖추기보다는 자연 현상의 본질로서 존재하며, 우주의 섭리를 주관하는 근원적인 바탕이 되었다.
오르페우스교의 전승에서는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Chronos)와 필연의 여신 아난케(Ananke)를 프로토게노이의 핵심으로 보기도 한다. 이들은 우주의 운행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법칙을 상징하며, 다른 모든 신조차 이들의 권위 아래에 놓인다. 이처럼 프로토게노이는 개별적인 성격이나 일화를 가진 신들이라기보다는 인류가 인지하는 우주의 근본적인 구조와 원리를 신격화한 존재들이다.
프로토게노이의 시대는 우라노스가 가이아와 결합하여 티탄족을 낳으면서 다음 세대로 전환된다. 이후 티탄족을 물리친 올림포스 신들이 지배권을 장악하면서 프로토게노이는 점차 신화의 전면에서 물러나 우주의 배경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우주의 근간을 이루는 불멸의 존재들로 여겨지며, 모든 신적 권위와 자연의 힘은 결국 이들 태초의 신들로부터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