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넬 플라멜(Perenelle Flamel, 1320년경 ~ 1397년)은 14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한 실존 인물로, 유명한 필사기이자 연금술 전설의 주인공인 니콜라 플라멜의 부인이다. 그녀는 생전 남편과 함께 다양한 자선 활동을 펼치며 파리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며, 사후에는 연금술의 비밀을 간직한 신비로운 인물로 구전되었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니콜라 플라멜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으나, 전설 속에서는 남편과 함께 불로장생의 비밀을 터득한 인물로 묘사된다.
페르넬의 초기 생애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록이 부족하지만, 니콜라 플라멜과 결혼하기 전에 이미 두 번의 결혼을 거치며 상당한 재산을 상속받은 미망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68년경 니콜라와 결혼할 당시 그녀는 부유한 상태였으며, 부부는 이 재산을 합쳐 파리 시내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사업을 확장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었으나, 동반자로서 서로를 깊이 신뢰하며 평생을 함께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페르넬과 니콜라 플라멜 부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자신들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데 힘썼다. 그들은 파리에 여러 개의 호스피스와 병원을 건립하고, 교회를 보수하며 빈민들을 위한 주거 시설을 마련하는 등 광범위한 자선 사업을 전개했다. 특히 생 자크 드 라 부슈리(Saint-Jacques-de-la-Boucherie) 교회에 행한 막대한 기부는 유명하며, 당시의 건축물 비문이나 법적 문서에는 페르넬이 남편과 대등한 기부자로서 이름을 올리고 있음이 확인된다.
17세기 이후 연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페르넬 플라멜에 관한 전설은 더욱 구체화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니콜라 플라멜이 '유대인 아브라함의 책'이라는 비기서를 손에 넣었을 때 페르넬은 그 해석을 도와 함께 연금술의 원리를 깨우쳤다고 한다. 이들은 결국 비금속을 황금으로 변환하는 '현자의 돌'을 정제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얻은 '엘릭서'로 영생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러한 전설 속에서 페르넬은 남편의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연금술의 심오한 지식을 공유한 동등한 연구자로 그려진다.
현대 대중문화에서도 페르넬 플라멜은 신비로운 힘을 지닌 인물로 자주 등장한다. 조앤 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는 니콜라 플라멜의 아내로서 600년 이상 생존한 인물로 언급되며, 다양한 판타지 소설과 게임 등에서 불멸의 연금술사 캐릭터로 변주되고 있다. 실제 역사 속의 자선가라는 면모와 전설 속의 연금술사라는 이미지가 결합되어, 페르넬 플라멜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