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의 두개골(Skull of Corruption)은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의 RPG 시리즈인 '엘더스크롤'에 등장하는 강력한 데이드릭 아티팩트다. 꿈과 악몽을 관장하는 데이드릭 프린스인 베르미나를 상징하는 유물로, 필멸자의 정신에 간섭하거나 기괴한 마법적 현상을 일으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지팡이는 주로 베르미나의 신도들이나 그녀의 선택을 받은 자들에 의해 관리되며, 세상에 나타날 때마다 혼란과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외형적으로는 지팡이의 끝부분에 인간 혹은 인간형 생물체의 두개골이 부착된 기괴하고 불길한 형태를 띠고 있다. 작품에 따라 세부적인 디자인은 조금씩 다르지만, 두개골의 안구 구멍이나 입에서 기분 나쁜 안광이나 마법적인 안개가 흘러나오는 묘사는 공통적이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베르미나의 권능이 깃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치로 작용한다.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에서의 타락의 두개골은 대상의 복제본을 생성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지팡이를 살아있는 생명체에게 사용하면 대상과 똑같은 외형과 능력을 갖춘 그림자 복제본이 나타나 원본을 공격한다. 이는 적의 강함을 역이용하여 스스로를 파멸하게 만드는 베르미나의 잔혹한 성질을 드러내며, 전술적으로 매우 강력한 도구로 평가받았다.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에서는 그 메커니즘이 수면과 꿈에 더 밀착된 방식으로 묘사된다. 스카이림의 타락의 두개골은 수면 중인 사람의 꿈을 흡수하여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꿈을 흡수하지 않은 기본 상태에서는 위력이 약하지만, 타인의 무의식에서 추출한 꿈의 정수를 소모하면 강력한 마법 투사체를 발사하여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작중 던스타 마을 주민들이 집단적인 악몽에 시달리게 된 원인 역시 이 지팡이가 마을 근처에 방치되어 지속적으로 주민들의 꿈을 갈취했기 때문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아티팩트는 사용자의 도덕적 선택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스카이림에서는 베르미나의 사제였던 에란두르를 도와 지팡이를 파괴할 것인지, 아니면 베르미나의 유혹에 굴복하여 에란두르를 살해하고 지팡이를 차지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타락의 두개골을 소유한다는 것은 곧 베르미나의 의지가 필멸자의 세계에 간섭하는 통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대가로 사용자는 강력하지만 부정한 힘을 손에 넣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