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레선(呉線)은 일본 히로시마현 미하라시의 미하라역과 아키군 카이타이치역을 잇는 서일본여객철도(JR 서일본)의 철도 노선이다. 총 연장은 87.0km이며, 전 구간이 1,067mm 폭의 협궤와 직류 1,500V 전철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히로시마 시티 네트워크의 주요 축을 담당하며, 세토 내해의 해안선을 따라 부설되어 있어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노선으로 알려져 있다. 실질적으로는 모든 열차가 카이타이치역에서 산요 본선을 경유하여 히로시마역까지 직결 운행한다.
노선의 역사는 1903년 관설 철도로 개통된 카이타이치역과 쿠레역 사이의 구간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쿠레에는 일본 제국 해군의 중요 거점인 쿠레 진수부가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군사적 물자와 인원을 수송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선 건설되었다. 이후 1930년대에 이르러 미하라 방면까지 전 구간이 완공되었으며, 산요 본선의 급경사 구간인 '세노하치'를 우회하는 보조 경로로서의 역할도 수행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군사적 성격이 사라지고 지역 주민들의 통근 및 통학을 위한 생활 밀착형 노선으로 변모하였다.
지형적 특성상 쿠레선은 세토 내해의 복잡한 해안선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곡선 구간이 많고 주행 속도가 비교적 느린 편이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세토우치 사자나미 선'이라는 애칭이 붙었으며, 관광객들에게는 철도 여행의 명소로 꼽힌다. 특히 과거에는 증기 기관차가 견인하는 급행열차가 운행되기도 했으며, 현재는 관광 열차인 '에토세토라(etSETOra)'가 운행되어 지역 관광 산업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해안가에 인접한 지형 때문에 자연재해에 취약하여, 2018년 서일본 호우 당시 선로가 유실되어 수개월간 운행이 중단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운행 체계는 크게 히로시마 인근의 서부 구간과 미하라 방면의 동부 구간으로 나뉜다. 쿠레역에서 히로시마역 사이의 서부 구간은 인구 밀도가 높아 열차 배차가 잦으며, 쾌속 열차인 '아키지 라이너'가 운행되어 거점 도시 간의 신속한 이동을 돕는다. 반면 히로역에서 미하라역 사이의 동부 구간은 이용객이 상대적으로 적어 1인 승무 형태의 원맨 열차가 주로 운행된다. 이처럼 쿠레선은 히로시마 광역권의 도시 철도 기능과 세토 내해의 전원 풍경을 간직한 로컬선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