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켄 덴노

코켄 덴노(孝謙天皇)는 일본의 제46대 천황이며, 이후 제48대 쇼토쿠 덴노(称徳天皇)로 재즉위한 인물이다. 쇼무 덴노와 고묘 황후 사이에서 태어난 적녀로, 일본 역사상 유일하게 여성으로서 황태자의 지위에 올랐던 인물이기도 하다. 749년 아버지 쇼무 덴노로부터 양위를 받아 즉위하였으며, 이는 고쿠분지와 동대사 건립 등 불교를 통한 국가 안정을 꾀하던 나라 시대의 전성기에 해당한다.

첫 번째 재위기인 코켄 덴노 시절에는 어머니인 고묘 황태후와 권신 후지와라노 나카마로의 지원을 받으며 국정을 운영했다. 758년 준닌 덴노에게 양위하고 태상천황(상황)이 되었으나, 760년 고묘 황태후가 사망한 이후 준닌 덴노 및 후지와라노 나카마로 세력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특히 상황이 병석에 누웠을 때 자신을 간호했던 승려 도쿄(道鏡)를 깊이 신임하면서 권력 구조 내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764년 후지와라노 나카마로가 군사 도발을 꾀하자 이를 신속히 진압하고 준닌 덴노를 폐위시킨 뒤 유배 보냈다. 이후 다시 천황으로 복귀하여 쇼토쿠 덴노라는 이름으로 중조(重祚)하였다. 두 번째 재위기에는 승려 도쿄를 법왕(法王)의 자리에 올려 정치와 종교의 정점에 두는 파격적인 통치를 펼쳤다. 그녀는 불교 정신에 입각한 정치를 표방하며 사찰 건립과 살생 금지 등을 강력히 추진했다.

재위 후반기에는 도쿄를 천황의 자리에 앉히라는 우사 하치만구의 신탁 사건이 발생하여 조정이 큰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와케노 키요마로가 신탁이 거짓임을 보고함으로써 도쿄의 즉위는 저지되었다. 770년 쇼토쿠 덴노가 후사 없이 사망하면서 덴무 천황의 직계 혈통은 단절되었고, 이후 덴지 천황 계열인 고닌 덴노가 즉위하며 왕통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녀의 통치는 여성 천황으로서 강력한 전제 권력을 행사했다는 점과 불교 정치의 극단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 하지만 도쿄 사건으로 인한 정치적 파장은 매우 컸으며, 이로 인해 일본에서는 에도 시대 이전까지 약 850년 동안 여성 천황의 등장이 중단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