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안경(Pince-nez)은 안경 다리(temples) 없이 콧등을 집어서 고정하는 형태의 시력 교정 도구이다. 프랑스어로 '코를 집다'라는 뜻의 '팽스네(pince-nez)'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두 개의 렌즈를 이어주는 브리지(bridge)의 탄성이나 스프링 장치를 이용하여 코에 밀착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귀에 거는 다리가 있는 현대의 안경과 달리 오로지 코의 지지력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착용자의 콧날 모양과 안경의 피팅 상태가 착용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안경의 기원은 중세 시대의 대갈못 안경(rivet spectacles)이나 가위 안경 등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나, 현대적인 형태의 코안경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여 유행한 것은 19세기 중반부터이다. 특히 1880년대부터 1920년대까지 서양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당시 상류층 남성과 여성, 그리고 지식인 계층 사이에서 널리 애용되었다. 이는 단순한 시력 교정 수단을 넘어 착용자의 사회적 지위나 지적인 이미지를 나타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코안경은 구조에 따라 크게 C-브리지(C-bridge)형과 하드 브리지(Hard bridge)형으로 나뉜다. C-브리지는 연결 부위가 유연한 금속으로 되어 있어 그 탄성만으로 콧등을 조이는 방식이며, 구조가 단순하지만 장시간 착용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었다. 반면 하드 브리지는 견고한 프레임에 스프링이 내장된 코받침(plaquettes)을 별도로 부착한 형태로, 손가락으로 레버를 조작하여 코받침을 벌린 뒤 착용한다. 이 방식은 고정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다양한 코 모양에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코안경은 구조적 특성상 땀이 나거나 움직임이 격렬할 경우 코에서 미끄러져 떨어질 위험이 컸다. 이러한 파손 및 분실을 방지하기 위해 착용자들은 안경에 가느다란 줄(chain)이나 끈(cord)을 매달아 옷깃, 단추, 혹은 귀 뒤에 연결하여 사용했다. 여성들은 장식적인 목걸이 형태의 체인을, 남성들은 검은 리본이나 금속 줄을 주로 사용하였으며, 안경을 쓰지 않을 때는 줄에 매달린 채로 가슴 앞에 늘어뜨려 두는 것이 하나의 스타일로 정착되었다.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안경 다리가 있는 현대식 안경이 소재와 디자인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코안경은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귀에 거는 안경이 제공하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코안경이 따라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는 미국의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호프 등이 코안경을 애용한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대 사회에서 코안경은 실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연극 등에서 시대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중요한 소품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