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야스퍼스(1883-1969)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정신과 의사로, 실존주의와 현대철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인간 존재의 본질과 자아의 실현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그의 사상은 철학뿐만 아니라 신학, 심리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야스퍼스의 철학은 주로 '실존'과 '경험'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이는 개인의 주관성을 강조하고 각 개인이 고유한 현실을 체험하는 방식을 중시한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인 《철학적 신념》에서 야스퍼스는 철학적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간 존재의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 철학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이 삶의 궁극적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자신이 처한 현실을 직면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존재의 불확실성과 고난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이를 통해 개인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았다.
야스퍼스는 또한 '경험'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이 세계와 소통하는 방식을 탐구했다. 그는 우리가 직접 체험하는 사건들, 즉 개인의 경험이 존재의 의미를 구성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경험은 주관적이지만, 동시에 그 경험을 통해 보편적인 진리를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 존재의 경계를 넘어서는, 즉 transcendent한 경험을 통해 새롭고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와 윤리 문제에 대한 관심도 컸다. 총체적인 인식이 부족한 시대에 있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보호할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러한 가치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지속했다. 그의 사상은 특히 전후 독일 사회에서 인간 존재와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발했으며, 이후 실존주의 철학이 발전하는 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했다. 카를 야스퍼스의 사상은 현재에도 여전히 중요한 철학적 논의의 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