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렐인은 북유럽과 러시아 북서부의 카렐리야 지역에 거주하는 핀우그르어파 계열의 민족이다. 주로 러시아 연방의 카렐리야 공화국과 핀란드의 동부 지역에 분포하며, 언어적으로는 핀란드어와 매우 유사한 카렐리야어를 사용한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세력과 동유럽의 슬라브 세력 사이에서 독자적인 문화와 정체성을 형성해 왔다.
카렐인의 역사는 스웨덴 왕국과 노브고로드 공화국 사이의 세력 다툼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다. 1323년 네테보리 조약을 통해 카렐리야 지역이 스웨덴과 노브고로드로 분할되면서 카렐인들도 정치적으로 나뉘게 되었다. 서부 카렐리야는 스웨덴의 영향권 아래에서 가톨릭과 이후 루터교를 수용했으나, 동부 카렐리야는 노브고로드와 뒤이은 러시아의 지배 하에 정교회를 받아들였다. 이러한 종교적 차이는 카렐인이 주변 민족과 구별되는 주요한 특징 중 하나가 되었다.
문화적 측면에서 카렐인은 핀란드의 민족 서사시인 '칼레발라'의 형성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엘리아스 뢴로트가 수집하여 편찬한 칼레발라의 주요 내용인 룬(Rune) 노래들은 대부분 카렐리야 지역의 구전 민요에서 유래한 것이다. 카렐인의 전통 가옥 구조, 자수 예술, 그리고 독특한 식문화인 카렐리야 파이 등은 북유럽과 러시아 문화가 혼합된 독특한 양식을 보여준다.
제2차 세계대전은 카렐인의 인구 분포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겨울 전쟁과 계속 전쟁의 결과로 핀란드가 점유하던 카렐리야 지협이 소련의 영토가 되면서, 그곳에 살던 약 40만 명의 카렐인이 핀란드 내륙으로 이주하였다. 이들은 이후 핀란드 사회에 점진적으로 통합되었으며, 러시아령 카렐리야 공화국에 남은 카렐인들은 러시아어의 영향과 인구 이동으로 인해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는 데 큰 도전을 직면하게 되었다.
현재 카렐인은 러시아 내에서 소수 민족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카렐리야어의 보존과 부흥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도시화와 산업화, 그리고 언어적 동화 정책으로 인해 카렐리야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렐인은 북유럽과 동유럽 사이의 접경지대에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역사적, 문화적 자산을 지켜온 민족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