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폴레 멕시칸 그릴(Chipotle Mexican Grill)은 1993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스티브 엘스(Steve Ells)가 설립한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체인이다. '치폴레'라는 명칭은 훈제된 할라표 고추를 뜻하는 나우아틀어 단어에서 유래했다. 설립 당시 스티브 엘스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열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치폴레를 시작했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으며 단기간에 대형 체인으로 성장했다. 패스트푸드의 신속함과 고급 식당의 품질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외식 업계에 '패스트 캐주얼'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정착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치폴레의 메뉴는 브리또, 브리또 볼, 타코, 샐러드의 네 가지 기본 형태를 바탕으로 한다. 고객은 주문대 앞에서 직원이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재료를 선택하는 조립식(Assembly-line) 방식을 통해 주문한다. 고기 종류로는 스테이크, 치킨, 바르바코아, 카르니타스 등이 있으며, 여기에 쌀, 콩, 살사, 과카몰리, 사워크림 등을 추가할 수 있다. 냉동 재료나 통조림 사용을 지양하고 신선한 원재료를 매장에서 직접 손질하여 조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 기업은 '정직한 음식(Food with Integrity)'이라는 경영 철학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식재료가 생산되는 방식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치폴레는 가급적 유기농 농산물을 사용하며, 항생제나 호르몬제를 투여하지 않고 인도적으로 사육된 가축의 고기를 수급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지속 가능한 농법과 윤리적인 축산 환경에 대한 고집은 소비자들에게 건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1998년부터 2006년까지 맥도날드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아 미국 전역으로 매장을 빠르게 늘렸으나, 현재는 맥도날드와 지분 관계가 없는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5년경 여러 주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으나, 이후 엄격한 식품 안전 프로토콜을 도입하고 주방 위생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며 신뢰를 회복했다. 최근에는 모바일 앱을 통한 디지털 주문 시스템을 강화하고 '치폴레인(Chipotlane)'이라 불리는 드라이브스루 전용 픽업 창구를 도입하는 등 IT 기술과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치폴레는 미국 내에서 수천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국제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광고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기보다는 식재료의 질과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홍보하는 전략을 취하며, 환경 보호와 지역 사회 공헌을 위한 재단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단순한 패스트푸드를 넘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건강하고 윤리적인 외식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