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미는 1978년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난 대한민국의 소설가이다.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2008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단편소설 〈너무나 낮은 연애〉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등단 이후 인간 심리의 심연을 파고드는 치밀한 묘사와 탄탄한 서사 구조를 선보이며 평단과 독자의 주목을 받았다.
최은미의 초기 작품들은 주로 인간 내면의 어두운 욕망과 상처, 그리고 이를 둘러싼 억압적인 분위기를 형상화하는 데 집중했다. 첫 소설집 《너무나 낮은 연애》와 두 번째 소설집 《목련정전》에서 작가는 날카롭고 서늘한 문체로 인물들이 겪는 불안과 고통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특히 불교적 도상이나 의례를 서사의 장치로 활용하여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고독과 구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독특한 문학적 세계관을 구축했다.
2017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아홉 번째 파도》는 최은미의 문학적 역량이 집대성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가상의 도시 '척주'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원자력 발전소와 종교 공동체, 지역사회의 위계 구조를 촘촘하게 엮어내며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폭력성을 날카롭게 해부했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개인의 윤리와 공동체의 질서가 충돌하는 지점을 심도 있게 탐구하며 서사적 스케일을 확장했다.
이후 최은미는 여성 인물들 간의 관계와 그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 변화, 그리고 일상 속에 잠복해 있는 폭력의 결을 포착하는 데 주력했다.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과 장편소설 《마주》 등에서 작가는 타인과의 연결 가능성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상처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인물의 내면을 집요하게 추적하면서도 사회적 맥락을 놓치지 않는 정교한 구성력은 최은미 소설의 주요한 특징으로 꼽힌다.
최은미는 대산문학상, 김준성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등 다수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그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았다. 그녀의 작품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 하는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하며, 그 고통의 한복판에서 인간적인 품위를 지키려는 인물들의 분투를 보여준다. 현재까지도 활발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며 동시대 한국 문학에서 대체 불가능한 작가적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