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탄(草球彈)은 조선 시대에 사용되었던 화기용 투사체 중 하나로, 주로 적의 진영이나 군선에 불을 지르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소이용 무기이다. 짚이나 풀을 둥글게 뭉쳐 탄환의 형태를 만들고 그 내부에 화약과 가연성 물질을 채워 넣어 사용하였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타격보다는 화재를 유발하여 적의 시설물을 무력화하고 혼란을 야기하는 데 중점을 둔 병기였다.
제작 방식을 살펴보면, 중심부에 화약을 넣고 그 주변을 볏짚이나 마른 풀로 겹겹이 감싸 외형을 형성한다. 이때 겉면이 쉽게 풀리지 않도록 노끈이나 줄로 단단히 고정하며, 발화가 용이하도록 겉면에 기름이나 염초 등의 가연성 약제를 바르기도 하였다. 이러한 구조는 발사 시 공기 저항을 일정 부분 감수하면서도 내부의 화력이 목표 지점까지 유지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초구탄은 주로 대완구(大碗口)나 중완구(中碗口) 같은 구경이 큰 화포를 통해 발사되었다. 완구의 포구에 초구탄을 장착하고 발화 장치를 통해 화포를 투사하면, 포탄이 공중을 비행하며 적진에 도달하게 된다. 비행 과정에서 외피에 붙은 불이 거세지며, 목표물에 충돌하는 순간 내부의 화약이 타오르면서 주변으로 화염을 확산시키는 원리를 이용하였다.
조선 전기부터 임진왜란기에 이르기까지 해전과 공성전에서 두루 활용되었다. 특히 해전에서는 목조선으로 이루어진 적함을 공격할 때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적함의 돛이나 갑판 위로 초구탄을 떨어뜨려 화재를 일으킴으로써 적의 기동력을 상실시키고 전투 의지를 꺾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는 당시 조선의 화약 무기 체계가 살상 위주의 철환뿐만 아니라 전술적 목적에 따른 특수 탄환까지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관련 기록은 《국조오례의》 서례의 병기도설이나 《융원필비》 등의 군사 서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문헌들은 초구탄의 규격과 제조법을 기록하여 화기 운용의 표준화를 꾀했음을 입증한다. 비록 금속제 탄환에 비해 재질의 특성상 실물 유물이 전해지기 어려우나, 문헌적 근거를 통해 조선 시대 소이 전술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