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 니나: 데스 바이 디그리스'(Death by Degrees)는 남코(현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여 2005년 플레이스테이션 2 전용으로 출시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격투 게임 시리즈인 '철권'의 인기 등장인물 니나 윌리엄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외전 작품이다. 기존 시리즈의 1대 1 대전 격투 방식에서 벗어나 3인칭 시점의 액션 어드벤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니나의 과거와 첩보원으로서의 활동상을 심도 있게 다루는 데 집중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조작 체계에 있다. 일반적인 버튼 입력 방식이 아닌,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튕겨서 공격 방향과 기술을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직관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었으나, 기존 게이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난해한 조작감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내부 파괴' 시스템이라 불리는 엑스레이(X-ray) 공격 연출을 도입하여, 적의 골격이나 장기를 직접 타격해 치명상을 입히는 시각적 효과를 강조했다.
줄거리는 니나 윌리엄스가 CIA의 용병으로 고용되어 범죄 조직 '코메타(Kometa)'의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무대는 주로 거대한 호화 유람선과 섬에 위치한 비밀 기지이며, 니나는 잠입과 전투를 병행하며 조직의 생화학 무기 계획인 '살루키아(Saluccia)'를 저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니나의 라이벌이자 동생인 안나 윌리엄스가 적으로 등장하여 자매간의 갈등이 이야기의 핵심적인 축을 이룬다.
게임 내에는 단순한 전투 외에도 퍼즐 요소와 잠입 미션, 저격 모드 등 다양한 플레이 형식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지문 인식이나 암호 해독과 같은 첩보 액션의 요소를 가미하여 게임플레이의 다양성을 꾀했다. '철권' 본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니나의 다채로운 의상 코스튬과 특수 기술들도 마련되어 있어 캐릭터 팬들을 위한 서비스 요소가 강하게 나타난다.
발매 당시 '데스 바이 디그리스'는 화려한 그래픽과 시네마틱 연출 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난해한 조작법과 고정된 카메라 시점의 불편함으로 인해 비평적으로는 엇갈린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철권 시리즈 최초의 본격적인 캐릭터 단독 외전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으며, 니나 윌리엄스라는 캐릭터의 배경 서사를 확장했다는 의의를 지닌다. 이후 이 게임에서 시도된 다대일 액션의 개념은 철권 6의 시나리오 캠페인 모드 등 후속 콘텐츠 개발에 일정한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