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총 자루솥은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에 위치한 신라 시대의 대표적인 고분인 천마총에서 발굴된 청동 유물이다. 자루솥은 한자어로 '초두(鐎斗)'라고도 하며, 액체를 데우는 데 사용하던 용기의 일종이다. 1973년 천마총 발굴 조사 당시 다른 화려한 부장품들과 함께 출토되었으며, 신라 왕실의 식생활 문화와 금속 공예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 유물은 청동으로 제작되었으며, 둥근 몸체에 세 개의 다리가 달려 있고 옆으로 긴 손잡이가 뻗어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다리는 짐승의 발 모양을 형상화하여 안정감을 주며, 손잡이의 끝부분은 용의 머리 모양으로 장식되어 조형미가 뛰어나다. 이러한 용머리 장식은 당시 신라 지배층의 권위를 상징하는 요소로 해석되며, 단순한 실용품을 넘어선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자루솥의 주된 용도는 술이나 약물을 따뜻하게 데우는 것이었다. 손잡이가 몸체에 비해 길게 제작된 이유는 불 위에 솥을 올려놓았을 때 열기가 손에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이 유물은 실제 생활에서 사용되었던 도구인 동시에, 죽은 이가 사후 세계에서도 생전과 같은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를 기원하며 껴묻거리로 매장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천마총 자루솥은 신라와 주변국 간의 문화적 교류를 보여주는 유물이다. 자루솥이라는 기물 형식은 본래 중국 위진남북조 시대에 유행하던 것으로, 고구려를 거쳐 신라에 전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는 이러한 외래 양식을 받아들여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양과 제작 기법을 가미함으로써 독자적인 금속 공예 문화를 완성하였다.
현재 천마총 자루솥은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신라 금속 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물로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는 신라 황금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시 귀족 사회의 세련된 생활상을 증명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