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합 효소 연쇄 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은 특정 DNA 서열을 선택적으로 증폭하기 위한 생화학적 기법이다. 1983년 캐리 멀리스를 통해 개발된 이 방법은 DNA 복제 과정을 인공적으로 모사하여 소량의 DNA를 대량으로 복제할 수 있게 해준다.
PCR 과정은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변성(Denaturation)으로, 이 단계에서 반응 혼합물이 고온(보통 94-98도 섭씨)으로 가열되어 이중 나선 구조의 DNA가 두 가닥으로 분리된다. 두 번째 단계는 결합(Annealing)이다. 이 단계에서는 온도를 낮추어 특이적인 프라이머가 목표 DNA 서열과 결합할 수 있도록 한다. 프라이머는 증폭하고자 하는 DNA의 양쪽 끝에 결합하는 짧은 단일 가닥의 DNA 조각이다. 세 번째 단계는 신장(Extension)으로, DNA 중합효소가 프라이머에 결합한 후 그 아래 DNA 가닥을 복제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 보통 Taq 중합효소와 같은 안정성이 높은 중합효소가 사용된다.
이러한 단계가 반복되면서 개별 DNA 가닥이 여러 배로 증폭된다. 일반적으로 20-40회의 사이클을 통해 최종적으로 얻게 되는 DNA 양은 초기 양에 비해 수백만 배로 증가할 수 있다. PCR은 유전자 분석, 질병 진단, 환경 샘플 조사, 범죄 수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PCR의 변형된 방법인 실시간 PCR(Real-time PCR)이나 정량적 PCR(Quantitative PCR, qPCR)은 DNA 증폭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하여 증폭된 DNA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 이는 임상 진단 및 연구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다. PCR 과정은 품질 및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개량이 이루어졌으며, 각종 응용 분야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그 중요성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