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호형 해방함

제1호형 해방함(丙型海防艦, 병형 해방함)은 제2차 세계대전 후기 일본 제국 해군이 연합군의 잠수함 공격으로부터 수송선단을 보호하기 위해 건조한 해방함이다. 당시 급박한 전황 속에서 손실되는 선박을 보충하고 대잠 호위 전력을 빠르게 확충해야 했던 일본은 기존의 복잡한 설계를 탈피하여 대량 생산에 최적화된 새로운 함종을 기획하였다. 이에 따라 미쓰비시 중공업을 중심으로 단순화된 설계가 완성되었으며, 1943년부터 본격적인 건조가 시작되었다.

설계상의 가장 큰 특징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선 위주의 평면 구조를 대거 도입했다는 점이다. 선체 외판의 곡면을 최소화하여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나 조선소가 아닌 일반 공장에서도 부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추진 기관으로는 1,900마력급 디젤 엔진 1기를 탑재하였는데, 이는 연료 효율을 높이고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설계된 제2호형 해방함(정형 해방함)은 디젤 엔진의 수급 부족으로 인해 증기 터빈을 장착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무장은 대잠 작전과 대공 방어에 집중되었다. 주포로는 12cm 단장 고각포 2문을 함체 전후방에 배치하였고, 25mm 3연장 대공 기총을 다수 설치하여 항공기 공격에 대비하였다. 대잠 무기로는 폭뢰 투하 궤조와 투사기를 갖추었으며, 함정의 크기에 비해 많은 양의 폭뢰를 적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급하게 설계된 탓에 함선의 복원성이 부족하고 승조원의 거주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단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제1호형 해방함은 총 132척이 계획되었으나 실제 완공되어 실전에 투입된 함정은 56척에 불과했다. 이들은 주로 일본 본토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남방 항로에서 수송선단을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전쟁 말기 연합군의 압도적인 항공 전력과 잠수함 공세에 노출되어 많은 수가 격침되었다. 종전 시까지 살아남은 일부 함정은 해외에 체류하던 일본인들을 실어 나르는 복원 수송선으로 운용되거나, 전후 배상함의 형태로 중화민국이나 소련 등에 인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