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편이란 물체가 관측자로부터 멀어질 때, 그 물체가 방출하는 빛의 파장이 원래보다 길게 측정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가시광선 영역에서 파장이 길어지면 무지개색 중 붉은색 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이는 소리에서 나타나는 도플러 효과와 유사한 원리로 설명될 수 있으며, 천문학에서 천체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측정하는 핵심적인 수단으로 활용된다.
적색편이는 크게 세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첫째는 도플러 적색편이로, 광원 자체가 관측자로부터 실제로 멀어지는 물리적 운동을 할 때 나타난다. 둘째는 우주론적 적색편이로, 광원이 공간 속에 고정되어 있더라도 광원과 관측자 사이의 우주 공간 자체가 팽창함에 따라 빛의 파장이 늘어나는 현상이다. 먼 은하일수록 더 큰 적색편이를 보이는 현상은 대부분 우주론적 적색편이에 해당하며, 이는 현대 우주론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셋째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설명되는 중력 적색편이다. 강한 중력장 근처에서 빛이 빠져나올 때 중력의 영향을 받아 에너지를 잃게 되는데, 에너지가 감소하면 빛의 진동수는 낮아지고 파장은 길어지게 된다. 이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과 같은 밀도가 매우 높은 천체 주변에서 현저하게 관찰되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검증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에드윈 허블은 외부 은하들을 관측하던 중 대부분의 은하에서 적색편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은하의 거리가 멀수록 적색편이의 정도, 즉 멀어지는 후퇴 속도가 더 커진다는 '허블의 법칙'을 정립하였다. 이 발견은 우주가 정지해 있지 않고 현재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였으며, 나아가 우주의 시작을 설명하는 빅뱅 이론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되었다.
천문학자들은 천체의 스펙트럼을 분석하여 특정 원소가 방출하는 흡수선이나 방출선이 원래의 위치에서 얼마큼 붉은색 쪽으로 이동했는지를 수치화하여 적색편이 값(z)을 계산한다. 이 값을 통해 해당 천체까지의 거리나 우주의 나이, 팽창 속도 등을 추정할 수 있다. 적색편이는 아주 먼 과거의 초기 은하들을 관측하여 우주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파헤치는 데 있어 가장 필수적인 도구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