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본 사분율 권47~50

재조본 사분율 권47~50은 고려 시대에 간행된 재조대장경(팔만대장경)의 판본 중 하나로, 불교의 계율을 담은 사분율의 일부다. 사분율은 인도 상좌부의 한 파인 법장부(法藏部)에서 전승된 계율서이며, 비구와 비구니가 지켜야 할 규범을 총 60권으로 정리한 문헌이다. 재조본은 13세기 몽골의 침입으로 초조대장경 판목이 소실되자, 국난 극복의 염원을 담아 다시 새긴 것이다.

이 판본의 내용은 사분율의 전체 구조 중 건도부(犍度部)에 해당하며, 승가 공동체의 생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규정들을 다룬다. 특히 권47에서 권50까지는 수행자가 병이 들었을 때 처방할 수 있는 약의 종류와 복용 지침을 기록한 약건도(藥犍度), 그리고 승려의 의복 제작 및 소유에 관한 규칙을 명시한 의건도(衣犍度)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당시 승려들의 일상적인 물질적 생활 기준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서지학적 특징을 살펴보면, 이 유물은 정교하게 조각된 목판을 사용하여 닥종이에 인출되었다. 본문의 구성은 한 면에 대개 14행, 한 행에 17자씩 배치되어 있으며, 글자체는 고려 시대 대장경 특유의 정갈하고 힘 있는 서체를 유지하고 있다. 각 권의 끝부분에는 간기(刊記)가 남아 있어 제작 시기와 관련 인물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며, 이는 고려의 인쇄 기술 수준을 증명하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재조본 사분율 권47~50은 보존 상태가 양호하며, 당시 불교 교단이 계율을 얼마나 엄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했는지를 보여주는 문헌적 가치가 크다. 또한 초조본과의 비교 연구를 통해 고려 대장경의 개정 및 보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학술적 중요성도 지닌다. 현재 이 판본은 그 역사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보물 제1156호 등으로 지정되어 국가 차원에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