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정, 사랑에 살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2013년 4월 8일부터 6월 25일까지 SBS에서 방영된 24부작 월화드라마이다. 소설가 최정미의 소설 '장희빈 사랑에 살다'를 원작으로 하며, 역사 속의 요부로 알려진 장희빈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한 남자를 사랑한 여인이자 조선의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조명했다. 김태희가 주인공 장옥정 역을, 유아인이 숙종 이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 드라마는 기존의 장희빈 관련 작품들이 장옥정과 인현왕후의 권력 다툼이나 장희빈의 악녀적 기질에 집중했던 것과 차별화된다. 극 중 장옥정은 천민 출신이라는 신분적 한계를 극복하고 뛰어난 복식 디자인 실력을 발휘하는 전문직 여성으로 그려진다. 그녀가 궁에 들어가는 과정과 숙종과의 운명적인 재회, 그리고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되는 과정을 인간적인 고뇌와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한다.

숙종인 이순은 강력한 왕권을 꿈꾸는 고독하고 단호한 군주로 묘사된다. 그는 당파 싸움이 치열한 조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동시에 장옥정을 향한 변치 않는 연심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정쟁이 난무하는 궁궐이라는 비정한 공간 안에서 더욱 애틋하게 그려지며, 인현왕후와 동평군 등 주변 인물들과의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극적 긴장감을 자아낸다.

작품의 시각적 요소 또한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장옥정이 패션 디자이너라는 설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드라마 전반에 걸쳐 화려하고 독창적인 한복들이 등장한다. 전통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색감과 문양을 도입한 의상들은 시청자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조선 시대 복식 문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허구적 상상력을 더한 팩션(Faction) 사극으로서,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인물의 평면적인 평가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인간상을 구현하려 노력했다. 비록 방영 당시 역사 왜곡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장희빈이라는 인물을 악녀라는 틀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했던 여성으로 그려내며 사극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