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보아자길은 '자동차보다 보행자가 아름다운 자동차 없는 길'의 줄임말로, 보행자 중심의 도시 환경을 조성하고 생태교통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시작된 시민 운동이자 정책적 슬로건이다. 이는 도로의 주인이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며,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을 지향한다.
이 개념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3년 경기도 수원시 행궁동 일대에서 개최된 '생태교통 수원 2013' 축제였다. 당시 행궁동 주민들은 한 달 동안 자신의 자동차를 마을 밖으로 옮기고 자전거, 도보, 대중교통만을 이용하는 불편을 감수하며 생활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가 사라진 거리의 여유와 안전을 경험한 주민들 사이에서 자보아자길이라는 용어가 상징적인 가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자보아자길의 철학적 배경은 보행권 확보와 공동체 회복에 있다. 자동차 주행을 위해 설계된 도시는 소음, 매연, 사고 위험을 동반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반면 보행자 중심의 길은 이웃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마을 공동체의 활력을 되찾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도시 재생 사업과 연계되어 발전하였다. 수원시 행궁동의 사례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대한민국 곳곳의 지자체에서 '차 없는 거리'나 '보행자 전용 지구'를 지정하는 데 중요한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보차 혼용 도로의 보행 환경 개선, 쌈지 공원 조성 등은 모두 자보아자길의 정신을 계승한 실천적 방안들이다.
결론적으로 자보아자길은 현대 도시가 당면한 환경 문제와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적 담론이다. 이는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도시 설계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보행자가 아름다운 거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