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테이프는 유연한 플라스틱 필름 표면에 자성 재료를 도포하여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의 저장 매체이다. 자성 입자의 배열 방향을 자화시켜 이진 정보를 저장하며, 기록 헤드와 재생 헤드를 통해 정보를 읽고 쓰는 원리를 가진다. 초창기에는 주로 음성 정보를 저장하기 위한 용도로 개발되었으나,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영상 및 대규모 컴퓨터 데이터 저장 매체로 그 영역을 확장하였다.
1928년 독일의 프리츠 플로이머가 종이 테이프에 자성 물질을 코팅하여 발명한 것이 자기테이프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전후 이 기술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릴 방식의 테이프가 보급되었다. 1950년대에 들어 IBM이 컴퓨터 데이터 저장용 자기테이프 장치를 출시하며 대용량 데이터 보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이후 카세트테이프와 VHS 같은 대중적인 규격이 등장하며 미디어 시장을 주도했다.
자기테이프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은 순차 접근(Sequential Access) 방식이다. 하드디스크나 플래시 메모리와 같은 임의 접근(Random Access) 방식과 달리, 특정 위치의 데이터를 찾기 위해 테이프를 앞뒤로 감아야 하므로 데이터 접근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그러나 기록 밀도가 매우 높고 제조 단가가 저렴하며, 단위 용량당 비용이 다른 저장 매체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다는 경제적 이점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자기테이프는 개인용 미디어로서의 역할은 줄어들었으나, 기업 및 연구 기관의 대규모 데이터 백업과 아카이빙 용도로는 여전히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LTO(Linear Tape-Open) 기술의 발전으로 수십 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하나의 카트리지에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외부 전력 공급 없이도 데이터를 장기간 보존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상태로 보관할 수 있어 랜섬웨어 등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데이터를 보호하는 '에어 갭' 솔루션으로 각광받는다.
자기테이프는 온도와 습도 등 보관 환경에 민감하여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최적의 조건이 갖춰질 경우 30년 이상의 긴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빈번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보존의 중요성이 높은 '콜드 데이터(Cold Data)'를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평가받는 이유이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폭증하는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자기테이프 기반의 스토리지 시스템을 다시 도입하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