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는 반다이 남코 게임즈의 RPG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에 등장하는 주요 적대 인물이다. 그는 주인공 유리 로웰의 앞길을 끊임없이 가로막는 광기 어린 암살자로, 이야기의 시작점인 자피아스 성에서 처음 등장한다. 본래는 평의회 의원인 큐모어의 의뢰를 받고 특정 인물을 암살하기 위해 성에 잠입했으나, 그 과정에서 마주친 유리의 검술과 실력을 보고 강렬한 흥미와 집착을 느끼게 된다.
자기는 특정한 정치적 이념이나 거창한 목적을 위해 움직이기보다는 순수하게 강한 상대와의 전투에서 오는 희열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전투광이다. 특히 유리 로웰을 자신의 숙적으로 규정하고 그와 다시 싸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의 이러한 집착은 단순한 원한을 넘어 광기에 가까운 희열로 묘사되며, 극 중 유리 일행이 가는 곳마다 예고 없이 나타나 난입하는 형태의 보스전을 반복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자기는 전투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신체를 기계화하거나 마도기(블라스티아)를 이식하여 스스로를 강화한다. 초기에는 평범한 인간 암살자의 모습이었으나, 패배로 입은 부상을 수복하는 과정에서 팔을 기계 의수로 교체하고 체내에 블라스티아를 심는 등 점차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괴물 같은 형상으로 변해간다. 이는 그가 승리와 전투의 쾌락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인간성이나 신체마저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인물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자기는 총 다섯 번에 걸쳐 보스전의 상대로 등장하며, 이는 시리즈 내에서도 이례적으로 많은 재등장 횟수이다. 자피아스 성에서의 첫 전투를 시작으로 카푸아 노르, 에아르페인 해신도, 헤라클레스, 그리고 최종 던전인 타르카론에 이르기까지 끈질기게 일행을 추격한다. 각 전투마다 자기는 새로운 기술과 강화된 패턴을 선보이며,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달성할 수 있는 ‘시크릿 미션’의 주요 대상이 되어 플레이어에게 공략의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자기는 범죄 조직 ‘리바이어던의 발톱’의 소속이기도 하지만, 조직의 명령체계보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을 우선시하여 행동한다. 최종 결전지인 타르카론에서 그는 결국 자신의 비틀린 집착을 끝내지 못한 채 유리 일행에게 패배하며 최후를 맞이한다. 그는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일반적인 악역들이 가진 복잡한 사연이나 대의명분 대신, 오로지 전투 그 자체에 몰입하는 순수한 광기를 보여줌으로써 독특한 캐릭터성을 구축한 인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