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 사라진 고대 왕국 이스(Ys: Ancient Ys Vanished)'는 일본의 게임 개발사 니혼 팔콤이 1987년에 발매한 액션 RPG 시리즈 '이스'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이 게임은 당시 고난도 위주였던 게임 시장에서 '지금, RPG는 친절함의 시대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등장했다. 복잡한 시스템보다는 직관적인 조작과 몰입감 있는 서사를 강조하며 일본 RPG 역사에서 액션 RPG 장르의 대중화를 이끈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게임의 전투 방식은 주인공 아돌 크리스틴이 적 캐릭터와 직접 몸을 부딪쳐 타격을 주는 '범프(Bump) 시스템'을 채택했다. 공격 버튼을 따로 누를 필요 없이 적의 정면이 아닌 측면이나 후면을 공략해야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단순하고도 명확한 규칙을 통해 속도감 있는 전투를 구현했다. 이러한 방식은 조작의 편의성을 제공함과 동시에 적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전략적 재미를 선사하며 초기 시리즈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작품의 배경은 고대 문명 이스가 사라진 뒤의 에스테리아 대륙이다. 붉은 머리의 모험가 아돌 크리스틴이 폭풍의 결계를 뚫고 에스테리아에 도착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돌은 점술가 사라의 조언에 따라 흩어진 여섯 권의 '이스의 책'을 찾아 나서며, 마물들이 창궐하게 된 원인과 과거 고대 왕국 이스에 얽힌 비밀을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은의 하프를 든 소녀 레아와 기억을 잃은 소녀 피나 등의 캐릭터는 후속작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서사의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사운드트랙 역시 이 게임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다. 코시로 유조 등이 참여한 배경 음악은 당시 PC-8801 하드웨어의 FM 음원을 극한으로 활용하여 화려하고 박동감 넘치는 멜로디를 선보였다. 'First Step Towards Wars'를 비롯한 명곡들은 게임 음악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는 찬사를 받았으며, 발매 후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양한 편곡 버전을 통해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스: 사라진 고대 왕국 이스'는 단독 작품으로 완결되지 않고 후속작인 '이스 II: 잃어버린 낙원'과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이어진다. 두 작품은 사실상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어 이후 '이스 I & II'라는 합본 형태로 수많은 플랫폼에 이식 및 리메이크되었다. 특히 그래픽과 연출을 현대적으로 다듬은 '이스 이터널' 시리즈는 고전의 가치를 현대에 재현하며 장수 시리즈로서의 생명력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