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오브라이언(Patrick O'Brian)이 집필한 '오브리-머투린 시리즈'는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 해양 소설이다. 1970년 출간된 제1권 《마스터 앤드 커맨더(Master and Commander)》를 시작으로 작가가 사망한 2000년까지 총 20권의 완결된 작품과 1권의 미완성 유고작이 출간되었다. 이 시리즈는 영국 해군의 장교 잭 오브리와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군의관인 스티븐 머투린이 겪는 모험과 일상을 장대한 서사로 그려낸다.
작품의 핵심은 상반된 성격을 지닌 두 주인공의 관계와 상호보완적인 우정에 있다. 잭 오브리는 바다 위에서 천재적인 전술과 용기를 발휘하는 전형적인 영국 해군 장교이나, 육지에서는 경제 관념이 부족하고 사회적 관계에서 서툰 인물로 묘사된다. 반면 스티븐 머투린은 아일랜드와 카탈루냐 혈통의 지식인으로, 외과 의사이자 박물학자이며 동시에 영국 정부의 첩보원으로 활동하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바다에 익숙한 오브리와 배 위에서도 늘 해군 관습에 생소해하는 머투린이 음악이라는 공통의 취미를 통해 교류하며 쌓아가는 우정은 시리즈 전반을 관통하는 중요한 동력이다.
오브라이언은 철저한 사료 고증을 통해 당대 영국 해군의 생활상과 범선 항해의 기술적 세부 사항을 치밀하게 재현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함상 용어, 해전 전술, 선원들의 식생활 및 계급 체계 등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는 독자들에게 고도의 사실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한 단순한 전쟁 소설의 범주를 넘어 19세기 초의 정치, 과학, 철학, 박물학 등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유려한 문체로 녹여내어 문학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 시리즈는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현대 영미 문학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2003년에는 피터 위어 감독이 연출하고 러셀 크로우와 폴 베타니가 주연을 맡은 영화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로 제작되어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기도 했다.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시대상을 반영한 세밀한 묘사 덕분에 해양 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