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츠카 유키에(八束幸恵, 1924~2010)는 일본의 변호사이자 인권 운동가로, 평생을 재일 한국인의 권익 보호와 일본 내 소수자 인권 신장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그녀는 전후 일본 사회에서 국가 권력과 사회적 편견에 맞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했으며, 법률가로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많은 인권 소송을 승리로 이끌거나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했다. 국적과 민족의 벽을 넘어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그녀의 활동은 한일 양국 시민사회에 큰 귀감이 되었다.
야츠카 유키에의 활동 중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1968년 발생한 '김희로 사건'의 변호를 맡은 것이다. 재일 한국인 김희로가 차별에 항의하며 총기 인질극을 벌인 이 사건에서, 그녀는 범죄 행위 자체에 대한 시시비비를 넘어 그 밑바탕에 깔린 일본 사회의 극심한 민족 차별을 법정에서 공론화했다. 야츠카는 김희로라는 개인을 옹호하기보다 그를 범죄로 내몬 차별적 구조를 고발함으로써, 일본 사법부와 시민사회가 재일 한국인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하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그녀는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적 제도 개선에도 앞장섰다. 특히 외국인 등록법상의 지문 날인 거부 운동에 법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재일 외국인의 사회보장권 확보와 참정권 요구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녀는 법이 단순히 통치의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보루가 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일본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지속적으로 항거했다.
야츠카 유키에는 변호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권위주의를 배격하고 언제나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일본 내 양심적인 지식인들과 연대하며 '재일 한국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 등 여러 시민단체와 협력했고, 이는 일본 내 인권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녀의 변론은 논리적이면서도 차별받는 이들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는 인본주의적 태도가 투영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년까지도 인권 수호의 현장을 지켰던 야츠카 유키에는 2010년 타계할 때까지 일본 법조계의 양심을 상징하는 인물로 추앙받았다. 그녀가 남긴 법적 투쟁의 기록과 인권에 대한 철학은 오늘날에도 현대 일본의 외국인 정책과 인권 관련 논의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고 있다. 야츠카 유키에의 생애는 국적을 초월한 연대와 정의 실현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