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나족은 남아메리카 최남단인 티에라델푸에고 제도와 케이프 혼 인근의 해안 및 섬들에 거주해 온 원주민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야간(Yaghan)'이라고도 부르며, 지구상에서 가장 남쪽에 거주하는 인류 집단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주로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접경지인 비글 해협 주변을 생활 터전으로 삼았으며, 혹독한 남극 인접 기후 속에서도 독자적인 생존 방식을 구축하며 수천 년간 거주해 왔다.
야마나족의 생활 방식은 바다 중심의 유목 생활로 요약된다. 이들은 나무껍질을 엮어 만든 카누를 타고 이동하며 물개, 고래, 조개, 물고기 등을 사냥하거나 채집하여 식량을 확보했다. 매우 낮은 기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옷을 거의 입지 않거나 짧은 망토 형태의 가죽만을 걸쳤는데, 이는 몸에 동물 지방이나 고래 기름을 발라 추위와 습기로부터 체온을 보호했기 때문이다. 또한 카누 안에서도 불을 피워 온기를 유지하는 독특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유럽인들이 이 지역을 '불의 땅(Tierra del Fuego)'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들의 사회는 엄격한 위계질서보다는 평등한 소규모 가족 단위의 공동체로 구성되었다. 야간어(Yaghan language)는 다른 언어족과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는 고립어로 분류되며, 자연 현상과 인간의 심리 상태를 묘사하는 매우 정교하고 섬세한 어휘 체계를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미흘라피나타파이(Mamihlapinatapai)'와 같이 서로에게 꼭 필요하지만 먼저 제안하기를 주저하는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시선을 뜻하는 단어가 이들의 언어에서 유래했다.
19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유럽 선교사들과 정착민들의 유입은 야마나족에게 파멸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럽인들이 가져온 홍역, 천연두 등 외래 질병에 면역력이 없던 이들은 인구가 급격히 감소했으며, 전통적인 사냥터가 목축지로 점령당하면서 생존 기반을 잃었다. 2022년 마지막 순혈 야마나족이자 야간어의 마지막 모국어 화자였던 크리스티나 칼데론(Cristina Calderón)이 사망하면서 야간어의 구어적 전승은 사실상 단절되었으나, 현재 그 후손들이 칠레 남부 지역에 거주하며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