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Abdullah Ahmad Badawi)는 말레이시아의 제5대 총리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재임했다.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의 뒤를 이어 총리직에 올랐으며, 온건하고 소탈한 성품 덕분에 '인민의 총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는 '인적 자원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며 말레이시아의 사회 및 경제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1939년 페낭의 유력한 종교 및 정치 가문에서 태어났다. 말라야 대학교에서 이슬람학을 전공한 후 공직에 입문하여 말레이시아 행정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통상산업부 장관, 국방부 장관, 외무부 장관 등 주요 요직을 거치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고, 1999년 부총리로 임명되면서 마하티르의 후계자로 공식 인정받았다.

총리 재임 기간 동안 그는 '이슬람 하다리(Islam Hadhari, 문명적 이슬람)'라는 개념을 제창했다. 이는 이슬람 가치관을 바탕으로 과학 기술 발전, 경제적 번영, 관용과 도덕성을 강조하는 현대적이고 진보적인 통치 철학이었다. 또한 그는 전임자의 대규모 토목 사업보다는 농업 발전과 중소기업 육성, 부패 척결에 집중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자 했다.

2004년 총선에서 그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승리했으나, 임기 후반부에는 경제 성장 둔화와 정부 내 부패 문제로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2008년 총선에서 집권 연합인 국민전선(BN)이 의회 정원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며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는 2009년 당시 부총리였던 나집 라자크에게 총리직을 승계하며 사임했다.

퇴임 이후에도 그는 국제적인 평화 활동과 이슬람 금융 발전 등에 기여하며 원로 정치인으로서 활동했다.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통치했던 전임자 마하티르와 달리 부드럽고 수용적인 리더십을 지향했으며, 말레이시아 사회의 민주적 공간을 확장하려 노력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결단력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