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헤다 자네티

아헤다 자네티(Aheda Zanetti, 1967년생)는 레바논 출신의 오스트레일리아 패션 디자이너로, 무슬림 여성을 위한 전신 수영복인 '부르키니(Burkini)'를 고안한 인물이다. 1967년 레바논 트리폴리에서 태어난 그녀는 두 살 때 가족과 함께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하여 성장하였다. 그녀는 무슬림 여성들이 종교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사회의 역동적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의류를 디자인하는 데 주력해 왔다.

자네티가 부르키니를 개발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조카의 체육 활동을 지켜보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그녀의 조카는 히잡을 쓰고 넷볼 경기에 참여하느라 큰 불편을 겪고 있었으며, 이를 본 자네티는 운동에 적합한 기능성 이슬람 의복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2004년, 그녀는 얼굴과 손발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면서도 수영과 운동이 가능하도록 가볍고 빨리 마르는 소재를 사용한 수영복을 출시하였다. '부르키니'라는 명칭은 이슬람 여성의 전통 의상인 '부르카(Burka)'와 수영복인 '비키니(Bikini)'의 합성어이다.

부르키니의 등장은 무슬림 여성들의 사회 참여 영역을 크게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의 해변 문화에 무슬림 여성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2007년 크로눌라 폭동 이후, 오스트레일리아 서프 라이프 세이빙(Surf Life Saving Australia)은 무슬림 여성을 구조대원으로 영입하기 위해 자네티에게 특수 제작된 부르키니 유니폼을 의뢰하기도 하였다. 이는 부르키니가 단순한 의상을 넘어 문화적 통합과 포용의 도구로 활용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부르키니는 전 세계적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나, 동시에 뜨거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하였다. 특히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세속주의 원칙과 여성 인권을 근거로 공공 해수욕장에서의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하려는 시도가 있어 국제적인 논쟁이 촉발되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자네티는 부르키니가 여성에 대한 억압의 상징이 아니라, 오히려 무슬림 여성이 외부 활동에 자유롭게 나설 수 있도록 돕는 '해방'과 '선택'의 상징이라고 반박하였다.

현재 자네티는 자신의 브랜드인 '아히다(Ahiida)'를 운영하며 전 세계 무슬림 여성들에게 다양한 스포츠 의류를 공급하고 있다. 그녀는 부르키니 외에도 히잡과 후드를 결합한 스포츠용 머리 덮개인 '히주드(Hijood)' 등을 선보이며 이슬람 복식의 기능적 현대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녀의 디자인은 종교적 신념과 개인의 활동적 삶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패션 산업뿐만 아니라 다문화 사회의 공존 방식에 대해 깊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