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전통적인 직업 중 하나로, 파티의 생존과 유지력을 책임지는 회복 및 보조 전문가다. 드래곤 퀘스트 3에서 직업 시스템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부터 등장하였으며, 이후 시리즈 전반에 걸쳐 파티 구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포지션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신의 은총을 빌려 기적을 일으킨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전투 중 부상당한 아군을 치유하고 해로운 상태 이상을 정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주요 주문 체계는 회복 주문인 '호이미' 계열과 부활 주문인 '자오랄', '자오리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또한 독을 치료하는 '키아리', 마비나 잠을 깨우는 보조 주문, 그리고 아군의 방어력을 높이는 '스카라'나 '스쿠루토' 등 방어적인 버프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공격 수단은 마법사에 비해 제한적이지만, 언데드 몬스터를 성불시키는 '니프람'이나 적을 즉사시키는 '자키' 계열의 주문을 사용하여 특정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능력치 면에서는 높은 지능과 최대 MP를 보유하고 있어 주문 사용에 최적화되어 있으나, 힘과 최대 HP는 전사 계열 직업군에 비해 낮게 책정된다. 장착 가능한 장비는 지팡이, 곤봉, 창 등으로 한정되며 방어구 또한 중장갑보다는 로브나 가벼운 갑옷 위주로 착용한다. 드래곤 퀘스트 3의 전직 시스템에서는 일정 레벨 이상에 도달한 후 특정 조건을 갖추면 마법사와 승려의 능력을 모두 겸비한 상급 직업인 '현자'로 전직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캐릭터 디자인은 시리즈의 메인 디자이너인 토리야마 아키라에 의해 정립되었다. 특히 드래곤 퀘스트 3의 여성 승려 디자인은 청순하면서도 성스러운 이미지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이는 이후 일본 RPG에서 '성직자' 혹은 '힐러' 캐릭터의 시각적 전형을 구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남성 승려 역시 수도승이나 사제의 외형을 띠며 경건하고 진중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시리즈의 변화에 따라 승려의 운용 방식도 점진적으로 발전해 왔다. 드래곤 퀘스트 6와 7에서는 전직 시스템의 기초 직업으로 등장하여 숙련도를 쌓으면 상급 직업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드래곤 퀘스트 9와 10 같은 멀티플레이 및 온라인 환경에서는 파티의 생존을 책임지는 1순위 보호 대상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강력한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에서 승려의 존재 여부는 파티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