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세컨드(Second)는 사전적으로 ‘두 번째’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에서 유래했으나, 한국 사회의 통속적인 맥락에서는 배우자나 정식 연인 외에 몰래 만나는 제2의 이성을 지칭하는 속어로 널리 사용된다. 이는 일부일처제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 질서 내에서 기혼자나 연인이 있는 사람이 상대방 몰래 유지하는 부적절한 관계의 대상을 뜻하며, ‘내연남’ 혹은 ‘내연녀’와 유사한 의미를 지닌다.

이 용어는 관계의 서열화와 위계가 반영된 표현이다. 법적 배우자나 사회적으로 공인된 파트너를 ‘퍼스트(First)’로 전제하고, 그보다 낮은 위치나 비밀스러운 관계에 머무는 상대를 ‘세컨드’라 부르는 식이다. 여기서 파생되어 세 번째 관계는 ‘써드(Third)’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는 해당 관계가 정서적 평등보다는 주류 관계의 보완재나 유희적 수단으로 취급받는 사회적 시각을 드러낸다.

과거 한국 사회에서 축첩 제도의 잔재가 남아있던 시기에는 이러한 관계가 암묵적으로 용인되기도 했으나, 근대적 법체계와 성 평등 인식이 확립되면서 도덕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되기 전까지 이러한 관계는 형사 처벌의 대상이었으며, 현재도 민사상 위자료 청구 소송의 원인이 되는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사회적 인식 측면에서도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로 규정되어 강력한 비판의 대상이 된다.

대중문화 속에서 세컨드는 주로 갈등의 중심축으로 묘사된다. 드라마나 영화 등 서사 매체에서는 가정을 파괴하는 악역으로 등장하여 극적 긴장감을 높이거나, 반대로 주류 관계에서 소외된 채 불안정한 삶을 영위하는 비극적인 인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러한 묘사는 한국 사회가 불륜과 외도에 대해 지니는 복합적인 감정과 도덕적 기준을 투영하고 있다.

한편, 세컨드라는 용어는 이성 관계 외의 특정 분야에서도 전문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스포츠, 특히 권투 경기에서 선수 곁에서 시합을 돕고 작전을 지시하는 보조자를 세컨드라고 부르며, 음악 분야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제2연주자나 보조 연주자를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의 일상적인 언어 환경에서 별도의 부연 설명 없이 사용될 경우에는 대개 앞서 언급한 내연 관계의 의미로 통용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