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해

서영해(徐領海, 1902~?)는 일제강점기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한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 외교관이다. 1902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1919년 3·1 운동에 참여한 뒤 일제의 탄압을 피해 중국 상하이로 망명했다.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학업에 정진하던 중, 더 넓은 세계에 한국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1920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프랑스에 정착한 서영해는 1929년 파리에 고려통신사(Agence Korea)를 설립하여 유럽 각국에 한국의 독립 의지와 일제 강점의 부당함을 알리는 여론전을 전개했다. 같은 해 프랑스어로 저술한 소설 형식의 저서 『어느 한국인의 삶(Autour d'une vie coréenne)』은 당시 유럽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은 한국의 역사, 문화, 그리고 일제의 침략상을 서구인의 시각에서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여 한국 독립의 당위성을 국제적으로 홍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영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불 특파위원과 주불 대표부 대사직을 수행하며 외교 활동의 최전선에 섰다. 그는 국제연맹이 열리는 제네바를 방문해 한국 독립을 위한 청원서를 제출하고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을 바탕으로 현지 언론 및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프랑스 내 반제국주의 세력과 연대하며 한국의 주권 회복을 위한 국제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1945년 광복 이후 서영해는 고국으로 돌아와 외교관으로서 건국 사업에 이바지하고자 했으나, 미군정과의 갈등과 국내 정치적 혼란 속에서 자신의 뜻을 완전히 펼치지 못했다. 1948년 다시 프랑스로 출국한 이후 그의 행적은 한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으나, 6·25 전쟁 전후로 북한으로 건너가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럽이라는 낯선 땅에서 홀로 외교 전선을 구축하여 한국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 선구적인 외교 투사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