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아르슬란 전기)

삼은 다나카 요시키의 소설 『아르슬란 전기』에 등장하는 파르스 왕국의 주요 인물이다. 그는 파르스군 내에서 단 12명뿐인 최고위 지휘관직인 '마르즈반(만기장)' 중 한 명으로, 문무를 겸비한 유능한 장군이자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성품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국왕 안드라고라스 3세의 통치 아래에서 파르스의 국경을 수호하며 군 안팎에서 두터운 신망을 쌓았다.

루시타니아의 침공으로 벌어진 아트로파테네 평원 전투에서 삼은 파르스군이 궤멸적인 타격을 입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분전했다. 그러나 결국 패배를 막지 못하고 적군의 포로가 되었으며,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자신을 찾아온 은가면 경(히르메스)과 마주하게 된다. 히르메스로부터 그가 선왕 오스루에스 5세의 적자이며 정당한 왕위 계승자라는 사실을 들은 삼은 충성심과 대의 사이에서 깊은 고뇌에 빠진다.

삼은 결국 히르메스가 파르스 왕국의 정통성을 이을 유일한 후계자라고 판단하여 그의 신하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는 단순히 목숨을 구걸하기 위한 변절이 아니라, 왕국의 질서를 바로잡고자 하는 장군으로서의 신념에 따른 행동이었다. 이후 그는 히르메스 진영의 핵심 장수로 활동하며, 옛 동료였던 다륜이나 아르슬란 일행과 적대적인 위치에 서게 된다. 적진에서도 그의 뛰어난 전술과 강직한 태도는 변함이 없었기에 아르슬란 진영의 인물들조차 그를 상대하는 데 큰 부담을 느꼈다.

작중에서 삼은 구시대의 충성심을 대표하는 비극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히르메스의 복수심과 잔혹함을 지켜보면서도 주군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지 않았으며, 자신이 선택한 길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의 존재는 아르슬란이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와 히르메스가 집착하는 과거의 정통성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쟁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삼은 결국 전장에서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죽음은 파르스 왕국의 구세대를 지탱하던 한 축이 무너졌음을 의미하며, 아르슬란이 새로운 왕으로 등극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희생 중 하나로 기록된다. 그는 마지막까지 무인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았으며, 그를 아는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파르스의 장군으로 기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