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 라나

산티야나 델 마르(Santillana del Mar)는 스페인 북부 칸타브리아 지방에 위치한 유서 깊은 도시이다. 이 마을은 중세 시대의 건축물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마을의 명칭은 9세기경 성녀 훌리아나(Santa Juliana)의 유해를 안치하기 위해 세워진 수도원에서 유래되었으며, 오랜 세월을 거치며 현재의 지명으로 굳어졌다.

이 도시는 흔히 '세 가지 거짓말의 도시'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도시 이름인 '산티야나 델 마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실제와 다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산티(Santi, 성스러운)'는 성인이 아니며, '야나(llana, 평평한)'는 실제 지형이 평탄하지 않고 경사져 있으며, '델 마르(del Mar, 바다의)'는 실제 바다에 접해 있지 않다는 점을 풍자한 것이다. 비록 해안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나, 중세의 고풍스러운 매력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마을의 중심에는 12세기에 건립된 산타 훌리아나 수도원 부속 성당(Colegiata de Santa Juliana)이 자리하고 있다. 이 성당은 칸타브리아 지역 로마네스크 양식의 정수로 평가받으며, 특히 정교하게 조각된 회랑의 기둥 머리는 당대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마을의 좁은 골목길은 돌로 포장되어 있으며, 길을 따라 14세기부터 18세기 사이에 지어진 귀족들의 저택과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석조 건물들이 즐비하여 중세의 번영기를 짐작하게 한다.

산티야나 델 마르는 인류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세계적인 선사 시대 유적인 알타미라 동굴(Cueva de Altamira)이 마을에서 불과 2km 거리에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는 구석기 시대 예술의 걸작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마을 인근의 알타미라 박물관을 통해 선사 시대 인류의 삶과 예술을 체험할 수 있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 덕분에 마을은 역사와 선사 시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현재 이 도시는 역사적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마을 내 차량 통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도보로 이동하며 중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으며, 지역 특산물인 신선한 우유와 소바오(Sobao) 케이크를 맛보는 문화적 경험을 즐긴다. 산티야나 델 마르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중요한 문화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