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패(四色牌)는 중국의 장기 기물을 패에 적어 넣고 네 가지 색상으로 구분하여 즐기는 동아시아의 전통 카드 게임 또는 그 놀이 도구를 일컫는다. 중국에서 기원하여 한국, 베트남 등 인접 국가로 전파되었으며,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에 맞게 변형되어 전승되었다. 한국에서는 조선 후기부터 민간에 널리 퍼지기 시작했으며, 장기의 전술적 요소와 도박적 재미가 결합한 형태의 오락으로 자리 잡았다.
사색패의 구성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홍(紅), 황(黃), 청(靑), 백(白)의 네 가지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색상에는 장기 기물의 명칭인 장(將), 사(士), 상(象), 차(車), 포(包), 마(馬), 졸(卒) 혹은 병(兵)이 한자로 기입되어 있다. 한 색상당 7종류의 패가 각각 4장씩 배정되어 총 28장이 한 세트가 되며, 네 가지 색상을 모두 합하면 총 112장의 패가 한 벌을 이룬다. 패의 형태는 과거에는 가늘고 긴 종이 형태였으나, 근대 이후에는 플라스틱이나 두꺼운 종이를 사용한 작은 직사각형 형태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놀이의 기본적인 목적은 자신이 손에 쥔 패를 일정한 규칙에 따라 조합하여 가장 먼저 족보를 완성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패를 나누어 가진 후 순서에 따라 바닥의 패를 가져오거나 자신이 필요 없는 패를 버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같은 색상의 같은 글자 패를 3장 또는 4장 모으거나, '장-사-상'과 같이 정해진 서열의 패를 세트로 맞추는 등 마작이나 루미큐브와 유사한 형식을 취한다. 승패는 미리 정해진 점수 체계에 따라 결정되며, 상대방이 내놓은 패를 가로채어 자신의 조합을 완성하는 규칙도 존재한다.
사색패는 조선 시대 중기 이후 서민과 중인 계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명절이나 잔칫날처럼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흔히 즐기던 유흥이었으나, 금전이 오가는 도박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 관가에서 단속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투전(鬪牋)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노름 중 하나로 꼽혔으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노년층을 중심으로 그 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
중국의 '쓰세파이'나 베트남의 '뜨삭'과 비교할 때, 한국의 사색패는 한자의 서체나 세부적인 규칙에서 차이를 보인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는 화투나 트럼프 카드의 보급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사용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으나, 민속 문화의 측면에서는 장기라는 고전 게임이 카드 게임으로 변용된 독특한 사례로서 가치를 지닌다. 또한 이는 과거 동아시아권의 문화 교류와 유희 문화의 확산 경로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적 근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