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미치다

'사랑에 미치다'는 2007년 2월 3일부터 2007년 4월 1일까지 SBS에서 방영된 16부작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이다. 이미연과 윤계상이 주연을 맡아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으며, 비극적인 운명 앞에 놓인 두 남녀의 절절한 사랑을 그린 전형적인 멜로 장르의 작품이다. 권기영 작가가 극본을 집필하고 손정현 PD가 연출을 담당하였다.

드라마의 중심 서사는 약혼자를 교통사고로 잃은 여자 서진영과 그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 김채준의 지독한 인연을 다룬다. 항공기 정비사인 서진영은 결혼식 당일 사고로 연인을 잃은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며, 김채준은 과실치사로 복역 후 출소하여 과거를 숨긴 채 항공 정비사의 길을 걷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정비 현장에서 만나 강렬한 사랑에 빠지지만, 이후 과거의 진실이 드러나며 용서와 사랑 사이에서 처절하게 고뇌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배우 이미연은 이 작품을 통해 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여 특유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상대 배우인 윤계상은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이 드라마를 선택했으며, 거칠면서도 순수한 내면을 가진 김채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편견을 깨고 배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들 외에도 이종혁, 김은주 등이 출연하여 극의 갈등 구조를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방영 당시 시청률 측면에서는 동시간대 경쟁작들에 밀려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으나, 서정적인 영상미와 가슴을 울리는 대사, 그리고 극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OST 등으로 인해 소위 '폐인'이라 불리는 열성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특히 비극적 운명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종영 이후에도 '웰메이드 멜로 드라마'의 대표 격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 드라마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유가족이라는 극단적인 관계 설정을 통해 인간이 인간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고통 속에서 피어난 사랑이 얼마나 위태롭고 아름다운지를 심도 있게 탐구했다. 권기영 작가는 이 작품 이후 다양한 장르에서 필력을 인정받았으며, '사랑에 미치다'는 그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