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드래곤(Blood Dragons)은 판타지 세계관인 워해머 판타지(Warhammer Fantasy)에 등장하는 흡혈귀 혈통 중 하나다. 이들은 다른 흡혈귀 혈통과 달리 권력욕이나 마법적 지식의 습득보다는 오로지 무예의 정점에 도달하는 것과 명예로운 전투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라미아의 기사단장이었던 아보라슈(Abhorash)를 시조로 하며, 그의 가르침에 따라 전사로서의 긍지를 지키는 것이 이들의 핵심적인 정체성이다.
시조인 아보라슈는 불사의 몸이 된 후에도 무고한 이들의 피를 마시는 행위에 대해 깊은 혐오감을 느꼈다. 그는 자신의 갈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강자와의 대결을 추구했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산 정상에서 거대한 용과 결투를 벌여 승리한 뒤, 그 용의 피를 마심으로써 흡혈귀의 천성적인 약점인 피에 대한 갈증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그는 제자들에게 무술을 연마하여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함으로써 저주를 극복하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블러드 드래곤 혈통의 흡혈귀들은 주로 중장갑 기사의 외형을 유지하며, 검은 갑옷을 입고 강력한 언데드 군마에 올라타 전장을 누빈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엄격하고 왜곡된 기사도 정신을 따르기 때문에 비겁한 수를 쓰는 것을 수치로 여기며, 전장에서 가장 강력한 적의 챔피언이나 영웅에게 일대일 결투를 신청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들에게 영토를 통치하거나 정치적 음모를 꾸미는 행위는 무의미한 시간 낭비로 간주된다.
이들은 제국 내의 기사단 중 하나였던 '드래곤 기사단(Ordo Draconis)'을 타락시켜 자신들의 일원으로 포섭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결성된 '블러드 나이트(Blood Knights)'는 올드 월드에서 가장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중기병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블러드 드래곤은 일반적인 흡혈귀처럼 죽은 자들의 군대를 대규모로 부리기보다는, 스스로가 전장의 선봉에 서서 적의 전열을 무너뜨리는 최정예 충격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블러드 드래곤의 존재는 인간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기묘한 경외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인간을 단순히 식량으로 보지 않고 잠재적인 경쟁자나 투사로 대우하는 경향이 있으며, 때로는 자신을 감동시킨 뛰어난 적 전사를 살려주거나 흡혈귀로 만들어 자신의 혈통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러한 독특한 생태와 압도적인 전투력은 블러드 드래곤을 워해머 세계관 내에서 가장 개성 강한 흡혈귀 집단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