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조피렌은 5개의 벤젠 고리가 결합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의 일종으로, 화학식은 C20H12이다. 주로 유기물이 불완전 연소할 때 생성되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자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상온에서는 연한 황색을 띠는 결정 형태를 유지하며,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자연계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잔류하는 특성이 강하다.
주요 발생 원인은 화석 연료의 연소, 자동차 배기가스, 쓰레기 소각 등 인위적인 산업 활동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담배 연기에 다량 포함되어 있으며, 고기나 생선을 숯불에 직접 구울 때 발생하는 연기에도 높은 농도의 벤조피렌이 존재한다. 식품의 경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고온에서 가열되거나 불꽃에 직접 닿아 열분해될 때 생성되며, 식용유지를 제조하기 위해 원료를 볶는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벤조피렌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분류한 1군 발암물질에 해당한다. 인체에 흡수되면 대사 과정을 거치면서 반응성이 매우 강한 중간 생성물인 '벤조피렌-디올-에폭시드'로 변한다. 이 물질은 세포 내 DNA와 결합하여 유전 정보를 변형시키고 돌연변이를 유발함으로써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한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 피부암, 방광암 등을 유발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며 면역 체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체에 미치는 독성은 암 발생에만 그치지 않는다. 임산부가 벤조피렌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태아의 성장을 저해하거나 저체중아 출산, 태아의 지능 발달 저하 등의 생식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또한 피부 접촉 시 염증과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며, 호흡기를 통해 유입될 경우 만성 기관지염이나 폐 기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계 각국은 식품 및 환경 중의 벤조피렌 함량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대한민국 식약처 역시 식용유지, 훈제 육류, 수산물, 영유아식 등 다양한 식품군에 대해 벤조피렌 검출 허용 기준치를 설정하여 관리한다. 일상에서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육류를 조리할 때 불판이 직접 불꽃에 닿지 않도록 하고, 탄 부분은 반드시 제거하고 섭취해야 한다. 또한 조리 시에는 반드시 환기를 하고 직화 구이보다는 삶거나 찌는 방식의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권장된다.